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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게 하면 중독 위험, 주말에 한 시간 정도가 좋아

중앙선데이 2011.08.13 23:59 231호 4면 지면보기
디지털 미디어의 보급은 이미 대세다. 해롭든 해롭지 않든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첨단 디지털 미디어와 멀어지면 오히려 소외될 수 있다. ‘디지털 디바이드’란 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아이일수록 첨단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는 양날의 칼

교육과학기술부도 지난 6월 종이 교과서를 디지털화하는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을 내놨다. 교과부에 따르면 2015년까지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에서도 모든 과목의 종이책 교과서가 디지털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출판사와 통신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한 통신사는 ‘유치원’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온라인상에서 낱말카드를 넘기고 게임을 하며 한글·영어 단어를 익히는 내용이다. 동영상으로 스토리북을 볼 수 있고 색칠놀이도 할 수 있다.

실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교육은 꽤 효과적이다. 언어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에게 이미지·소리 중심의 디지털 학습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사용방법이 직관적이라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유아들은 보통 집중시간이 짧고 금방 질리는 성향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잠깐씩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태블릿PC 프로그램은 유아들의 특성과 맞물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아이들이 빠르게 정보를 획득하고 능동적인 학습태도를 기르는 데 보탬이 된다.

결국 ‘양날의 칼’이다. 이른 나이에 디지털 기기와 친숙해지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이를 무조건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대신 부모와 교육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모방심리가 강한 유아들은 어떤 행동을 할 때 누군가 하라는 대로 혹은 누군가를 따라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양사이버대 아동학과 신혜영 교수는 아이의 눈높이를 항상 염두에 두라고 주문했다. 부모가 아이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는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사용해 보고 골라 줘야 한다는 거다. 이왕이면 화면과 글씨가 커서 시야가 넓은 것이 좋고, 이미지나 소리가 자극적이지 않은 게 적절하다고 한다. 화려한 그래픽이 곁들여진 영상은 아이의 시력이 어느 정도 발달한 두 돌 이후가 적당하다. 부모가 앱을 사용하는 아이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 아이가 버거워하거나 지치는 느낌이 들면 즉각 그만둬야 한다.

무엇보다 앱의 사용 목적에 대해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해 주고, 앱을 사용하면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최소한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만 3세 이전 아이들은 디지털 매체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심지어 임신했을 때조차 휴대전화·컴퓨터 등을 가까이하는 걸 삼가라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많다.

중앙대 유아교육과의 조형숙 교수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야 한다면 매일 30분씩 하는 것보다 주말에 한 시간 이용하기를 권한다. 매일 접하면 습관화돼 중독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아이와 협의해 일주일에 몇 번, 얼마 정도로 횟수를 정하고 점차 그 횟수를 줄여 가는 게 바람직하다. 단 한 번 정한 규칙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집에 손님이 왔다고 하지 못하게 하거나 아프다고 봐주는 것 없이 규칙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의 이용은 상벌의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 다른 활동보다 이것이 더 좋다는 오해를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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