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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는‘ 왕배추’ … 위궤양 치료하고 암도 막아

중앙선데이 2011.08.13 23:27 231호 18면 지면보기
지난 2일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엔 흥미로운 기사가 떴다. 영국 더비에 사는 한 여성(59)이 매일 양배추를 4통 이상 먹는 것을 지켜 본 남편이 아내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는 얘기다. 남편은 아내가 양배추에 집착하는 것은 유방암을 앓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세심한 관심 덕분에 아내는 조기 검진·조기 수술을 받아 유방암을 이겨냈다고 한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서양인은 우리가 배추김치 먹듯이 양배추에 열광한다. ‘가난한 사람의 의사’라고 불리지만 케이트 윈즐릿·샤론 스톤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즐겨 먹는다. 브로콜리·배추·케일·콜리플라워·콜라드·무 등 배추과(십자화과) 식물의 ‘왕’으로 통한다. 서양에선 올리브·요구르트와 더불어 3대 장수식품으로 꼽힌다. 알렉산더 대왕을 ‘훈계’한 그리스의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도 90세까지 살았는데 비결이 양배추를 즐겨 먹은 덕분이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 절반 이상이 생산된다.

영양상의 장점은 열량이 낮고 칼슘·칼륨·비타민 C·비타민K가 풍부한 식품이라는 것이다. 100g당 열량이 19㎉에 불과해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다만 네덜란드에서 유래한 코올슬로(샐러드의 일종)는 열량이 100g당 78㎉, 지방 함량이 2.6g이나 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영양학자들이 양배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비타민 U 때문이다. 1949년 미국 스탠퍼드대 학자들은 양배추 즙이 위궤양 치료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정도 즙을 섭취해도 궤양이 빠르게 치유된다면서 이런 효과를 주는 물질, 즉 궤양(ulcer) 억제 물질을 비타민 U라고 명명했다(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곽정호 연구사). 비타민 U는 나중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으로 밝혀졌다. 인공조미료의 주원료인 글루타민은 위장관 내 세포들의 재생을 돕는다.

최근엔 항암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암학회는 암을 예방하려면 양배추를 비롯한 배추과 채소를 즐겨 먹을 것을 권한다. 배추과 채소는 다른 어떤 채소보다 항암 성분을 많이 지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배추에 풍부한 항암 성분은 인돌-3-카비놀·설포라판·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 등이다.

양배추 등 배추과 채소를 즐겨 먹는 사람들의 대장암·전립선암·폐암·유방암 등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과거 동독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서독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았지만 통일 후 그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동독 여성이 양배추를 훨씬 많이 먹은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골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뼈를 튼튼히 하는 칼슘·비타민 K·비타민 D중 칼슘·비타민 K가 풍부해서다.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양배추·아스파라거스·인삼·녹차 등 비타민 K가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출혈을 억제하는 비타민 K의 작용이 항응고제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양배추는 생채로도 즐기지만 김치·피클·초밥·볶음·쌈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도 사용한다. 떡볶이와도 ‘찰떡궁합’이다. 대개 한 해 두 번(봄·가을) 파종하지만 요즘은 하우스 재배를 통해 사철 출시된다.

위장(소화력)에 자신 있다면 양배추를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삶으면 비타민·미네랄·엽록소 등 열에 약한 성분들이 다량 소실되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 끓이면 독특한 냄새의 유황화합물이 생긴다.

평소 위가 약한 사람에겐 생채로 먹기가 부담스럽다. 식이섬유가 많은 데다 생채로 먹으면 위가 차져서 소화·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생 주스를 차지 않게 만들어 조금씩 마시거나 수프를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삶으면 부피가 줄어들어 생으로 먹을 때보다 3배 이상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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