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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과잉복지 망령에 빠졌다” 곽노현 “무상급식에 이념 덧칠 말라”

중앙일보 2011.08.13 00:49 종합 4면 지면보기



오 시장 - 곽 교육감 TV 토론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12일 오후 SBS 시사토론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오 시장과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 지원 범위, 주민투표의 적법성 등 쟁점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12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토론회를 했다. 두 사람의 토론은 시작부터 격렬했다. 논쟁의 성격을 두고서도 두 사람의 생각은 달랐다.



오 시장은 “이번 사안은 근본적으로 정치 문제로 우리 주변이 과잉 복지의 망령에 휩싸여 있다”고 했다. 그는 “현금을 나눠주는 식의 복지가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유권자 여러분이 막아달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은 정치의 문제가 아닌 교육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가고 있는 길이고 가야 할 길인데 여기에 과도한 이념의 덧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전원책 변호사(오 시장 측),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곽 교육감 측)과 함께 1시간30분 동안 공방을 벌였다.



 ◆대선 불출마 선언 논란



 ▶오=‘정치인 오세훈’의 대권욕 때문에 주민투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전달하기 위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무상급식은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 하지만 복지혜택을 부자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나눠주는 건 반대한다. 그쪽에 갈 돈을 어려운 아이들에게 돌려 영양가 있는 급식을 제공하는 게 더 낫다.



 ▶곽=1년 전 시장 재출마했을 때도 대선 불출마를 약속하지 않았느냐. 주민투표를 코앞에 두고 그 얘길 다시 꺼낸 건 투표율을 높이고, 무상급식을 정치 문제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렇게 과잉 정치화, 과잉 이념화하는 게 옳은 일인가. 이는 학교 급식의 문제일 뿐이다.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인가



 ▶전=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다. 일본도 무상급식을 2%만 한다. 무상급식 막지 않으면 우리나라 망하고 만다.



 ▶홍=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생산 2만 달러 국가들과 비교해 95조원의 복지비용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급식하는 걸 망국이라고 표현하는 건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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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복지, 해야 하지만 지속 가능해야 한다. 아버지가 누린 복지 때문에 아들 대에서 빚을 갚아야 한다면 그건 나쁜 거다. 학생들에게 밥 먹이는 것은 따뜻한 일이다. 나도 정치인이다. 따뜻해 보이고 싶다. 하지만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곽=무상급식 안 하면 선별급식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학생들 편 가르기가 된다. 어떤 학생이 ‘나만 밥이 공짜래. 그런데 왜 안 기쁘고 창피할까’라고 시를 썼다. 공교육의 기회 균등을 위해 투자해달라.



 ◆무상급식 주민투표 정당한가



 ▶곽=이번 주민투표는 위법적, 정치적, 도덕적으로 문제투성이다. 교육청이 해야 하는 일을 주민투표에 부치면서 한 번도 교육청에 의견을 묻지 않았다. 교육청 안은 100% 모든 아이들에게 차별 없이 급식을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무상급식 전면적 실시’로 바꿨다. 이건 꼼수다.



 ▶오=투표 문안은 서울시 의회가 통과시킨 조례에 담긴 내용에 따른 것이다. 투표 문안 정할 때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전면적 무상급식 조례 통과 직전에 교육감에게 공개 토론이나 여론조사를 해서 1%라도 높은 쪽으로 정하자고 했다. 182억원 쓴다고 비난하는데 그때 교육감이 제안에 응했다면 이번 주민투표는 안 해도 됐다.



 ▶곽=이번 투표는 서명 주도한 보수단체에 오 시장이 부탁해서 진행한 것이 아닌가. 오죽하면 관제 주민투표라는 소리를 듣겠나.



 ▶오=관제투표라는 것은 주민투표 청구를 위해 서명한 시민 80만 명을 모독하는 것이다. 정정당당히 투표에 임해서 시민들의 판단을 받 자.



 ◆복지 철학의 차이



 ▶곽=교육지원 예산 중에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차별 없는 교육 복지 예산이라고 생각한다. 조례로 밀어붙였다는 말을 했는데 그 조례에 반발해서 시장은 6개월 반 동안 출석을 하지 않았다. 어떤 대화의 창구도 없었다.



 ▶오=서울시내 도처에 182억원을 낭비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전면적 무상급식을 할 경우 내년에 4000억원이 들어간다. 10년이면 5조원이 될 것이다. 182억원을 들여서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 건강검진을 하듯 이런 투자를 통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유권자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전영선·양원보·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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