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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원천기술 없는 정보소비 강국

중앙일보 2011.08.13 00:45 종합 29면 지면보기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과 이동통신 보급률,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효율적인 정보 활용능력, 반도체 강국 등의 이미지로 국민은 우리나라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알고 있다. 외국 역시 우리를 IT 강국이라 치켜세우고 있다. 그러나 과연 대한민국은 IT 강국일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엔 진료 내역과 재산 현황 등 개인정보가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에 최고의 IT장비를 도입해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들의 하드웨어, 중앙처리장치(CPU), 시스템 운영체제(OS) 등 소위 부가가치 높은 핵심 기술과 부품은 아쉽게도 미국의 IBM, 인텔, 오라클 등 모두 수입품이다. 이 회사들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대기업조차 노동집약적이고 원천기술이 필요 없는 응용프로그램만 만들어 조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IT를 다른 산업을 도와주는 보조산업으로 판단해 정보통신부를 폐지하고 원천기술 개발에 소홀했던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이제 IT 강국이 아니라 원천기술이 없는 부품 수출국·조립국으로서 단순히 정보소비(IC) 강국으로 전락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07, 2008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2009년 2위로 떨어진 뒤 2010년에는 3위로 더 내려갔다. 빛나는 IT코리아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IT 산업은 인적자원이 유일한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다.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고, 우수한 제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중앙부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IT 강국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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