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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사교육비 부담 제대로 줄이려면

중앙일보 2011.08.13 00:45 종합 29면 지면보기






박경실
파고다아카데미 회장




최근 개정된 학원법은 학원 수강료에 기타 경비를 포함해 ‘교습비 등’으로 통칭한다. 수강료 편법 인상을 억제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교육청에 통보된 수강료를 초과 징수할 경우 ‘학파라치’ 등이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원계에선 할 말이 많다.



 무엇보다 수강료 책정 과정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크다. 현행법상 학원 수강료는 학원장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 교육청 내의 수강료 조정위원회라는 조직이 각급 학원의 수강료 가이드라인을 설정한다. 이 가이드라인을 초과하는 경우 수강료 신고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학원은 수강료 조정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수강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수강료 조정위원회가 정부의 물가정책을 의식해 소비자 친화적으로만 수강료를 책정하기 일쑤여서 업계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반교과 학원의 수강료 전국 평균은 7만5000원(주 5일, 월 20시간, 하루 40분 기준) 선이다. 이런 수준의 수강료로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경우 강사 인건비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경영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 교육청은 공식화돼 있는 수강료 외에 기타경비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2008년에 비해 올해 평균 수강료 기준은 입시가 7.3%, 외국어가 4.2%, 예능이 3.7% 인상됐다. 4년 동안 고작 평균 5% 인상된 것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학원계가 왜 교과부의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과부가 법제화한 신고포상금제도(일명 학파라치)도 문제가 있다. 이전의 여타 신고포상금제도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실제적 규제보다는 직업적 신고꾼을 양성하는 효과밖에 내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교육비 경감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다. 그러나 정작 규제해야 할 대상은 정식으로 교육청에 등록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원들이 아니라 밀실에 숨어 있는 초고액 과외와 미인가 교습소들이라는 것이다. 불법 교습소만 난립해선 교육의 질 하락은 물론 수강료 상승으로 인한 교육 소외계층이 증가할 뿐이다.



박경실 파고다아카데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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