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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약물’ 용의자는 100m 9초80 뛴 멀링스

중앙일보 2011.08.13 00:20 종합 26면 지면보기



종전 10초01 … 올 획기적으로 단축
금지약물 감추는 은폐제 복용 혐의
두 번째 적발, 사실 판명 땐 제명



스티브 멀링스



자메이카의 단거리 남자 선수 스티브 멀링스(29)가 금지 약물 복용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가디언은 12일(한국시간) 자메이카 신문 글리너를 인용해 “멀링스가 지난 6월 말 열린 자메이카 대표선발전에서 시행한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멀링스는 은폐제(마스킹 에이전트)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은폐제는 혈액에 남아 있는 금지 약물을 감추거나 배설을 덜 하게 해서 소변에 포함된 금지 약물을 은폐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멀링스의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04년 테스토스테론 계열의 약물 복용으로 2년간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멀링스의 이번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영구 제명을 당할 수도 있다. 멀링스는 곧 징계를 위한 청문회에 회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자메이카육상연맹(JAAA)은 멀링스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2년 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4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멀링스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의 다크호스로 꼽혔다. 그는 종전 10초01의 100m 개인 기록을 올해 단숨에 9초80까지 단축시켰다. 또 지난 6월 초 미국 클러몬트 대회에서 9초8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기록만을 놓고 보면 아사파 파웰(자메이카·9초78), 타이슨 게이(미국·9초79)에 이은 3위다.



 세계 기록(9초58)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최근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9초91에 그치고 있다. 게이가 부상으로 대구 대회 불참을 선언했고 파웰도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8월 초 런던 다이아몬드 대회에서 기권했기 때문에 멀링스는 100m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약물 복용 의혹으로 육상 인생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금지 약물을 잡아내는 도핑은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이동준 도핑검사관(DCO)은 “선수들은 밀봉된 비커를 직접 뜯어 화장실로 간다. 검사 동반인(샤프롱·Chaperone)이나 DCO가 동행해 소변 보는 과정까지 지켜본다. 비커에 소변이 담기는지, 다른 물질을 섞는지 등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혈액검사는 주사로 혈액을 뽑는다.



 1970년대까지는 흥분제와 마약진통제 성분을 가려내는 수준이던 도핑 검사는 80년대부터 금지 약물에 각종 근육강화제가 추가됐다. 80년대 중반 부신피질호르몬제, 성장호르몬, 이뇨제 등이 차례로 추가됐다. 2000년 조혈제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도 금지 약물로 지정됐다. 금지 약물 수는 70년대 30여 종에 불과했지만 88년 서울 올림픽대회 때는 102종, 2000년 시드니 올림픽대회 때는 137종으로 늘어났다. 2001년부터는 국제 반도핑기구(WADA)가 금지 약물 목록을 결정해 발표한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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