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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불리기 꼼수 안 돼” … 견제 당한 홍준표 측근 조문환·김성동

중앙일보 2011.08.12 01:48 종합 12면 지면보기
한나라당의 사고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 공모 과정에 현역 비례대표 의원 4명이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가운데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조문환 의원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 김성동 의원은 성희롱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된 강용석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에 응모했다. 서울 강남을(공성진 전 의원 지역구)엔 나성린·이정선 의원이 신청서를 냈다.


측근 조문환·김성동 조직책 지원에 당내 반발

 홍준표 대표는 9일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이 조직책 신청을 하면 정기국회 활동에 차질이 빚어진다”며 “비례대표들은 공모 신청을 하지 말라. 할 경우엔 당협위원장 선정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윤선·배은희·정옥임 의원 등 내년 총선 때 서울지역에 출마할 준비를 해 온 비례의원 다수가 응모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신청서를 낸 것은 해당 지역구를 선점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홍 대표와 가까운 조문환·김성동 의원이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자 “홍 대표와 사전 교감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한 당직자는 “홍 대표가 ‘비례대표는 신청하지 말라’고 했다면 그 지시를 가장 잘 따라야 할 사람들이 조직책을 신청한 것을 보면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홍 대표가 세를 늘리기 위해 이들에겐 조직책 신청을 허용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홍 대표 스스로 ‘자기 사람’으로 꼽을 정도로 최측근이며 현재 홍 대표 복지정책특보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홍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로 7·4 전당대회 때 홍 대표를 적극 도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홍 대표가 조·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홍 대표가 두 사람을 당협위원장으로 밀어붙이려는 꼼수를 부릴 경우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당협위원장을 채우는 게 맞는가. 현역 의원은 사고 당협위원장으로 뽑히지 못하도록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하자”고 주장한 것도 홍 대표의 저의를 의심하기 때문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 측근은 “경북 출신인 조 의원보다는 경남 양산 토박이가 당협위원장이 되는 게 낫다는 생각을 의장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서울시공무원인 양산 출신 윤영석(46)씨를 밀고 있다 한다. 당에선 그가 당협위원장이 될 경우 박 의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다 내년 총선 때 지역구를 박 의장에게 넘겨줄 걸로 보고 있다. 당협위원장 선정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지적이 나오자 김정권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경남 양산은 보류하되 나머지 지역구는 특위위원들과 의논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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