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짭짤·얼큰 라면의 기억 … 소금 줄이면 바뀔까

중앙일보 2011.08.12 01:22 종합 20면 지면보기



식약청, 나트륨 함량 15% 낮추기로
1개만 끓여 먹어도 2680㎎
WHO 제한량 2000㎎ 훌쩍 넘어
업계 “수프의 소금 대체물 개발”





J고 1학년 강모(17·서울 강남구 대치동)군은 공부하다 야식으로 컵라면을 자주 찾는다. 그가 최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컵라면은 한국야쿠르트의 ‘푸짐한 왕컵 육개장’. 한 그릇(110g)에 담긴 나트륨 함량은 2680㎎이다. 강군은 “짜지만 얼큰한 맛이 입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트륨은 소금의 주성분으로 라면의 경우 주로 수프에 들어 있다. 하지만 시판 중인 국내 라면 상당수의 나트륨 함유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나트륨 섭취 제한량(2000㎎)을 훌쩍 뛰어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처럼 라면에 담긴 나트륨을 올해 4~15% 낮추고 내년에도 업계 자율적으로 나트륨 양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소금의 40%를 차지하는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야쿠르트 라면 7개 품목과 면사랑 5개 품목은 각각 15%, 농심 25개 품목은 10%, 오뚜기 31개 품목은 8%, 삼양 8개 품목은 7%, 한스코리아 14개 품목은 4%씩 나트륨 양이 줄어든다. ‘푸짐한 왕컵 육개장’의 나트륨 함량은 15%가 줄어들어 1980㎎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평균 1757㎎(870∼2680㎎). 국산 라면 하나만 끓여 먹어도 하루 섭취 제한량의 90∼130%를 섭취하게 되며, 여기에 김치까지 곁들여 라면을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일일 제한량의 두 배 이상이 된다.



 이처럼 나트륨 함량이 줄어들게 되면 라면의 맛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강우석 상무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소금량이 줄어든 라면에 적응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수프에 담긴 소금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식품재료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라면과 김치의 높은 나트륨(소금) 함량에 입맛이 길들여진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량의 2.4~3배에 달한다. 하루 4000㎎ 나트륨을 소금으로 환산하면 약 10g에 해당된다. 문제는 소금 섭취가 늘어날수록 혈관을 수축시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또 짠맛은 혀를 마비시키고 중독시켜 더 많은 음식을 먹게 한다.



 식약청 박혜경 영양정책관은 “국민 대다수가 소금 과다 섭취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소금 섭취가 늘어날수록 혈관을 수축시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식품에 담긴 나트륨 양(㎎) 비교하면



▶ 나트륨 1일 섭취 권장량 : 2000㎎(1작은술)



▶ 마른 김 1장(2g) : 26㎎ ▶ 달걀 1개(50g) : 65㎎



▶ 우유 1팩(200mL) : 110㎎ ▶ 라면+단무지 : 2300㎎



▶ 프렌치 프라이 100g : 320㎎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