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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전국을 할켰던(?) 수마

중앙일보 2011.08.12 00:15 경제 15면 지면보기
기록적인 비가 내렸던 이번 여름은 많은 이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끊어진 산허리와 휩쓸린 마을에는 아직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자국이 남아 있다.



 “밤새 수마가 덮쳐 서울을 할켰다” “수마가 할켜 놓은 우면산이 언제쯤 제 모습을 되찾을까”와 같이 ‘할켰다’ ‘할켜’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휩쓸거나 스쳐 지나가다’는 의미의 ‘할퀴다’를 활용한 형태인데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할퀴었다’ ‘할퀴어’처럼 써야 한다.



 ‘할퀴다’의 어간 ‘할퀴-’에 ‘ㅓ’를 붙여 활용할 경우 ‘할퀴어’ ‘할퀴었다’고 해야지 준말로 ‘할켜’ ‘할켰다’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난에 화가 난 동생이 달려들어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전쟁이 할퀴어 놓은 상처는 좀처럼 아물어 들지 않았다”와 같이 사용해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사귀었다’를 줄여 ‘사겼다’, ‘바뀌었다’를 줄여 ‘바꼈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 역시 준말이 가능하지 않으므로 ‘사귀었다’ ‘바뀌었다’고 해야 바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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