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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 나의 별 ⑨ 영화 ‘아저씨’ 주연 김새론양

중앙일보 2011.08.10 22:15



“예쁜 아역 배우 아닌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요”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한개도 없어. 그 생각하면 여기가 막 아파요. 그러니까 안 미워할래.” 후줄근한 옷차림에 단발머리를 한 소녀의 말에 600만 관객이 울었다. 바로 영화 ‘아저씨’의 김새론(서울 미양초 5)양이다. 김양은 한 편의 영화로 전 국민에게 얼굴의 알리고 스타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나이 11살인 김양은 모델로 데뷔한지 10년이 지났다. 백일이 지나자마자 잡지에서 기저귀·아기용품 등의 모델로 활동했다. 5~6살 때부터는 TV프로그램 ‘뽀뽀뽀’에 출연해 춤추고, 노래하는 훈련을 받았다. 연기에 대한 꿈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성인배우들을 보면서 “열심히 연습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자 연기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졌다. 몸과 마음 속에서 솟아나는 에너지와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봄이 지나서 여름이 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신의 계시처럼 말에요.” 간절히 바라던 중 오디션제의가 들어왔다. 김양의 데뷔작인 영화‘여행자’ 오디션이었다. 영화 ‘밀양’‘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이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한 작품이다.



 김양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인 ‘진희’역에 발탁됐다. 놀라운 것은 김양이 연기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디션 볼 때 난생 처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당연히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엄마한테 합격했다는 얘기 듣고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당시 오디션은 즉흥 연기 테스트로 진행됐다. 당연히 미리 연습할 대사도 없었다. 오디션을 보러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연기할 내용을 알려줬다. 김양은 친구와의 비밀을 지켰는데, 소문을 냈다고 오해 받는 아이의 역할이었다. “심사위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제 머릿속에 대사들이 떠올랐어요. 저도 신기했죠.” 김양은 평소에도 대사만 외울 뿐 연기 연습은 안 한다. 연습을 하면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니라 ‘꾸민’ 연기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고 실감나게 보여주는 연기가 ‘진짜’라고 믿는다.



 연기 없이는 못 살 것 같은 김양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다. 영화 ‘여행자’ 촬영 당시, 김양이 맡은 진희가 땅에 묻혀 자살 하려는 장면을 찍을 때다. 촬영이 너무 힘들어 ‘연기를 괜히 시작 했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완성돼 관객들이 제 연기를 보고 울고,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힘이 났어요. 다시 연기를 하고 싶어졌죠. 관객들이 즐거워하면 제가 더 행복해지거든요.”



 김양은 이제 밝은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맡은 역은 대부분 불행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영화 ‘여행자’에서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입양을 기다렸고, 영화 ‘아저씨’에서는 엄마 때문에 장기 밀매단에 납치됐다. 하지만 원래 성격은 연기와는 딴판이다. 아빠 김진억(40·서울 미아동)씨는 “어두운 역할만 한다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새론이 성격이 워낙 긍정적이고 적응력이 빨라 문제없다”고 말했다.



 학교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한다.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촬영 쉬는 시간을 이용해 문제집도 풀고, 책도 읽는다. “공부는 제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꼭 해야만하는 일이잖아요. 이왕 해야 할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합니다.”



 김양의 꿈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두 번의 여우신인상을 수상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아역배우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아역배우’하면 눈 크고, 예쁘고, 인형 같은 이미지가 연상되니까요. 저는 외모가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사진설명] 김새론양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연기 연습은 안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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