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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백32 - 도대체 무슨 수냐

중앙일보 2011.08.09 00:11 경제 15면 지면보기
<결승 3국>

○·허영호 8단 ●·구리 9단











제3보(26~32)=흑23(●)과 25(▲)의 콤비네이션이 고공 서커스처럼 화려하다. 구리 9단은 그 화려함에 도취된 듯 실눈으로 지긋이 판을 보고 있다. 허영호 8단은 약간 흥분한 듯 볼이 발그레하다. 백△로 넘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흑▲를 당하니 따끔하게 한 방 찔린 기분이다.



 ‘참고도 1’ 백1로 받는 것은 논외다. 흑4까지 흑은 더욱 화려하게 비상하는데 갇힌 백은 숨이 턱 막힌다. 흑▲처럼 짚어 오는 수에 대해 백은 보통 한 칸 뜀으로 응수한다. 바로 ‘참고도 2’ 백1을 말하는데 지금은 흑이 2, 4로 압박해 올 때 어찌 둬야 할지 막막해진다. 상변 흑진이 통으로 집이 되면 백은 도저히 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곤마를 놔둔 채 상변 어딘가로 뛰어드는 것은 끝없는 고행을 각오해야 한다.



 허영호는 26, 28로 비튼다. 26은 부분적으로 악수지만 28까지 가기 위한 징검다리. 그래서 31까지 됐는데 ‘참고도 2’에 비하면 흑 진의 폭을 꽤 줄이고 있다. 한데 폭을 줄였다 해도 상변 흑진은 크다. 다 집이 되게 놔둘 수는 없다. 그래서 A로 뛰어나가야 할까. 아니면 안전하게 B로 밀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허영호는 불쑥 32에 뒀다. 무슨 수냐!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수냐.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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