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병원리포트] “갑상선저하증, 한약만으로 90% 치료 효과”

중앙일보 2011.08.08 09:29 건강한 당신 8면 지면보기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게 한약으로 90%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재현 의가한의원 원장(전 대구한의대학장)은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은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75명에게 면역기능을 올리는 한약을 평균 4개월간 투여한 결과, 68명의 환자에게서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중국 시안(西安)에서 열린 제15회 한·중한의학학술대회에서 발표돼 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



 갑상선은 목 앞쪽 ‘아담의 사과’라는 목울대 바로 뒤에 위치한 내분비샘. 이곳에서 신진대사와 성장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이 나온다. 갑상선호르몬은 난로의 장작불 같은 역할을 한다. 많이 분비되면 신진대사가 과잉 작동해 자동차 엔진에 과부하가 걸리는 듯한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한겨울에도 덥고, 심장이 빨리 뛰며, 숨이 차다. 쉽게 지치는 것도 특징. 이른바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식은 난로처럼 대사기능이 떨어진다. 추위를 타고, 의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변비·생리불순·만성피로에 시달린다.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성 염증(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인체의 면역세포가 갑상선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고, 그 결과 세포에 염증이 생겨 호르몬 분비기능이 망가지는 것이다.



 박 원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75명에게 면역체계를 안정시키는 향부자와 반하, 그리고 백출·백하수오 등을 주재료로 한 향사양위탕(香砂養胃湯)을 2~6 개월간 투여했다. 그리고 최장 2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갑상선을 공격하는 항갑상선 항체 역가가 뚜렷하게 줄면서 환자 75명 가운데 68명의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또 치료 환자의 약 15%에서 항체가 없어진 것도 확인했다. 항갑상선 항체는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TGAb)와 항갑상선과산화항체(TPOAb) 두 종류로, 전자는 평균 870IU/mL에서 160, 후자는 평균 740에서 220으로 떨어졌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치료됐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관해’라는 표현을 쓴다. 일단 회복이 됐다는 뜻. 이 논문에선 관해 후 6개월부터 1년 내 재발률이 68명 가운데 2.94%(2명)였다. 또 2년 내 재발률은 7.4%(5명)였다. 재발률은 증상이 있는 현성 환자에게선 5.9%(4명), 증상이 없는 불현성(비교적 초기)에선 5.3%(1명)로 질병 초기일수록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원장은 “이번 연구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호르몬제가 아닌 한약만으로 근본 발병 원인인 항체를 줄여 치료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