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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충격 가늠하기 어렵다”

중앙일보 2011.08.08 01:05 종합 4면 지면보기
기존 경제·주가·환율 전망이 뒤죽박죽됐다. 전례 없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월요일 개장을 앞두고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의 충격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시계제로 주가·환율

 국내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른바 ‘블랙 먼데이’의 재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자금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2차, 3차 파장도 우려된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인 만큼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며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는 다시 한번 심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소식이 알려진 2008년 9월 16일 코스피는 90.17포인트(6.1%) 급락했다.



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리먼 사태 때보다 나쁜 건 V자형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구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국제 자금시장이다.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하락은 ‘등급 강등의 도미노’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미국 국채를 보유한 미국·유럽 금융회사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 금융회사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조달금리가 높아지면 여기서 외화자금을 빌려 와야 하는 한국 금융회사까지 돈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미국 국채 값이 급락(금리 상승)할 경우 해외 금융회사들이 본격적인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시중은행 자금 담당 부행장은 “최근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2008년 리먼 사태 수준이라면 3개월은 버틸 여력이 있다”며 “만약 자금시장 상황이 그보다 더 나빠진다면 국내 은행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넘어 실물 경제까지 후폭풍에 시달릴 우려도 있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큰 수출 기업이 민감하다. 미국 내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커진다면 미국인의 씀씀이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면 오히려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예정된 투자를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한애란·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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