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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더미 미 국채 어쩌나” 당혹 … 일본 “엔화값 급상승 저지” 전전긍긍

중앙일보 2011.08.08 00:30 경제 4면 지면보기



유로존, 겉으론 “미국 경제 신뢰”
물밑선 중앙은행 총재 긴급 회의



양제츠(左), 이가라시(右)



미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세계 각국이 바빠졌다. 미 국채 보유 1, 2위국인 중국과 일본은 자국에 미칠 파장에 대비하느라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중국은 당혹스러워하면서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의 3분의 2 정도(1조1600억 달러)를 미 국채 등 달러화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미 국채 가치가 떨어지면 당장 금전적 타격을 입는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자들은 강등 전부터 미국에 경고음을 내보냈다. 양제츠(楊潔<7BEA>)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4일 “미국이 책임 있는 통화정책을 펴 달러화 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도 “미국이 채무 문제를 잘 처리해 투자 안전과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보장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영 언론은 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화통신은 7일 “중국은 구조적 채무 위기에 대한 설명과 달러화 자산의 안전을 미국에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이 빚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 자기 능력 범위 내에서 살아야 한다는 상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미 국채 가격 하락보다는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더 걱정한다. 엔화 가치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이 불안해진 달러·유로를 팔고 그나마 믿을 만한 엔 매입에 나선 결과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엔고’ 사태를 저지하기 위해 무려 4조5000억 엔(약 60조원)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었다. 동일본 대지진의 복구를 서두르고 있는 일본에 엔고는 큰 부담이다.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스템 혼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가라시 후미히코(五十嵐文彦) 재무성 부상은 7일 NHK에 출연해 “외환시장 개입은 끝난 게 아니며 언제든지 다시 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엔고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일 금융청도 이날 “일본 주요 3대 은행의 투자 자산 중 미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몇%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주초에는 76엔 정도까지 엔화 가치 상승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 국가들도 겉으로는 “미 경제에 대한 신뢰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RTL 라디오에 출연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수치들에 기초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아하다”며 미 정부의 입장을 두둔했다. 영국의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 장관도 스카이뉴스 채널에 출연해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며, 지금 미국은 매우 안정돼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공조 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이 7일(한국시간) 오전 콘퍼런스 콜을 연 데 이어, 8일에는 유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긴급 콘퍼런스 콜을 개최한다. A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G7 재무 당국자들이 중앙은행 간 공조 문제를 긴급 협의할 것”이라며 “그러나 어느 수준에서 언제 접촉이 이뤄질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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