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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의 마음 엿보기
특히 서양 모델같이 마른 체형을 동경하는 한국인들은 자아신체상이 좋지 않아 식이장애를 치료하기가 힘들다. 툭하면 ‘후덕’이니, ‘육덕지다’느니, ‘굴욕’이니 하면서 멀쩡한 몸매를 조롱하는 악플러들 때문에 상처받는 연예인들도 많다. 마른 몸매를 유지하느라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브리트니 머피, 에이미 와인하우스, 캐런 카펜터 같은 스타들의 돌연사는 무리한 다이어트와 관련된 식이장애가 원인 중 하나다. 요즘엔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학생이나 중년 이후에도 식이장애가 발병한다. 그만큼 몸을 보는 사회의 눈이 병들었다는 얘기다.
때가 되면 낫겠지 하고 기다리다 치료 시기를 놓쳐 거식증으로 사망하는 이들도 있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말랐음에도, 그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아상이 왜곡되었으니 대인 관계도 정상일 리 없다. 자신감이 부족해 지나치게 예민하고 소심하거나, 아주 과격하고 냉혹한 태도를 극단적으로 왔다 갔다 한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누군가에게 매달리거나, 아주 잔인한 태도로 상대방을 괴롭히기도 한다.
식이장애 환자들은 음식 그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끊임없이 몸무게를 걱정하면서 강박적으로 음식을 섭취한다. 일단 미각, 후각, 시각 등의 신체감각을 발전시켜 먹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포만감을 느끼는 뇌의 중추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천천히 먹고, 음식의 종류도 다양한 것이 좋다. 공허감과 우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음식으로 보상하려는 태도를 바꾸고, 음식 이외의 다양한 삶의 재미를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면, 그 뿌리는 과연 무엇인지 알고 그 심리적 올가미를 풀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살아 있는 우리 모두의 몸은 아름답고 세상의 어떤 음식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마음의 병이 다만 그것을 모르게 만들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