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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가도 달리는 기업, 실패 위험 더 크다

중앙선데이 2011.08.07 02:29 230호 24면 지면보기
중앙SUNDAY는 세계경영연구원(IGM·회장 전성철)과 함께 강소기업 10곳의 성공 사례를 살펴봤다. 전자·교육서비스·음료 등 다양한 분야의 강소기업 10곳은 탄탄한 전략으로 위기를 헤치고,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들 성공 기업을 끝내 따라오지 못한 경쟁사도 많다. 나름의 경영전략을 갖고 노력했지만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벤치마킹’ 강의를 이끌어온 IGM 조미나 교수는 성공 기업과 실패 기업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IGM과 함께하는 강소기업 벤치마킹⑪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끝>

실패 함정
성공 비법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실패하지 않는 법을 체득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에 실패란 무엇일까. ‘망하는 것이 곧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실패가 꼭 문을 닫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성공에 대한 자만심, 목표 없는 확장, 이로 인한 크고 작은 기업의 위기가 모두 실패의 한 증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성공 가도를 달리던 기업일수록 실패를 맛보기 쉽다”는 것이 콜린스의 설명이다.

1. 지나친 자신감
A사는 2003년 균일가숍 시장에 뛰어들었다. 선발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자신만만했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모기업이 충분한 자금과 유통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규모 면에서 200분의 1 수준인 선발 업체를 압도하는 건 시간문제 같았다. 하지만 A사는 지금껏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든든한 자본력과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지만 균일가숍이란 업종의 본질을 꿰뚫지 못했다. A사는 균일가 쇼핑의 핵심은 충동구매라는 중요한 사실을 놓쳤다. 저항 없는 가격, 오다 가다 들를 수 있는 접근성, 다양한 구색이 중요한데, A사는 매장 확충이나 제품 구성에 소홀했던 것이다.

IGM은 석 달간 강소기업의 성공 비결을 연구했다. 사진은 1등기업 벤치마킹 프로그램 수업 장면. [IGM 제공]
2. 경쟁사 따라 하기
밥솥 제조업체 B사는 10년 넘게 한길을 걸어왔다. 선두 업체의 시장을 잠식해가며 점유율을 키워갔다. 시장은 B사가 언제 경쟁사를 뛰어넘을지 주목했다. 하지만 한 번도 앞서지 못했다. 1등을 따라 했던 것이 문제였다. 제품의 기능, 마케팅, 서비스 등 유사한 전략을 쏟아내니 차별화가 안 된 것이다. ‘1등만 쫓아 하는 2등’이란 이미지는 더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B사가 국내 최초 신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출시했을 때였다. 이번엔 1등 기업이 B사의 신기술을 따라왔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 역시 B사가 따라 한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따라 하기 전략은 단기적으론 안전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실패의 지름길이다.

3. 변화를 모른 척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 C사의 역사는 청바지의 역사다. 광부의 작업복이던 청바지를 남녀노소 즐기는 일상복으로 만들었다. 의류 최초의 TV 광고, 최초의 박물관 진열 등 무수한 ‘최초’ 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매출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변화를 부정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청바지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가 생겨났지만 외면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C사의 CEO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우리 제품이 가진 고유한 특성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내 후발 주자가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고, 미래의 소비자인 10대들은 C사 제품을 ‘촌스럽다’고 인식하게 됐다.

4. 장기적 비전 부재
D사는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동창회 커뮤니티 포털이다. 향수를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으로 오픈 30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2002년 정점을 찍은 후 회사는 추락했다. 회원 수만 많았지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었던 탓이다. 다양한 광고, 사이버 머니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교되는 점이다. 뒤늦게 온라인쇼핑·교육서비스 등에 나섰지만 역부족. 서버 확충 등 서비스 개선에도 뒤처져 회원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성공 비법
매출이 늘어나는 것도, 이익을 많이 올리는 것도,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성공이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기업의 궁극적 목적이 있다. 지속 가능성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탓에 기업의 존속 기간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장수하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성공 기업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지난해 세상을 뜬 미국의 경영학자 C K 프라할라드는 “보이지 않는 자산에 집중하라”라고 강조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브랜드 가치, 축적된 노하우, 탁월한 리더십, 고객과의 관계 등이 이에 해당한다.

1. 신성장동력 발굴
휴맥스는 노래방 기기로 이름을 알렸다. 영상에 자막을 올리는 기술 덕에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업계를 장악했지만, 이내 회사는 디지털 셋톱박스로 사업 영역을 옮겼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익숙한 디지털 가전사업이면서, 휴맥스의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데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을 읽었다. 지금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장의 소리를 듣는 것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적이다. “경영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큰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이 필요하다”던 변대규 사장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2. 인사가 만사
모터사이클 업체인 할리데이비슨 직원의 절반은 할리 동호회(HOG:Harley Owners Group) 회원이고 80%는 모터사이클 라이더다. 입사 지원자의 대부분은 ‘할리데이비슨이 좋아’ 회사에 지원한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조건도 소위 말하는 ‘스펙’이 아니다. ‘모터사이클을 좋아하고,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에 맞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특히 염두에 둘 만하다. 멋들어진 남의 기준에 따라 채용할 게 아니라 인재상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 크게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제품 이상의 가치 축적
국순당은 막걸리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백세주 이후 부진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술이라는 제품 이상의 가치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회사는 꾸준히 전통주 문화를 알리기 위한 교육·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통주와 어울리는 음식문화 확장을 위해 외식 사업도 벌이고 있다. 제조업이든 유통업이든 서비스업이든 회사가 본업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다. 장수하는 기업에 되려면 여기에 탄탄한 브랜드 가치, 뛰어난 AS 등 무형의 가치를 얹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4. 큰 무대를 목표로
락액락의 김준일 회장은 처음부터 새로운 시장의 필요성을 느꼈다. “새로운 상품,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 전략도 여기에 맞췄다. 전 세계 어디서나, 누구나 쓸 수 있는 아이템인 반찬통에 집중했고, 밀폐력을 강조하면서 해외시장에서 통하기 쉽도록 ‘락앤락’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전략은 적중해 락앤락의 인기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락앤락은 100여 개국에 진출 중이고 전체 매출의 65%가 해외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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