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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구멍가게 아닌 호텔 같은 휴게소 기대하세요”

중앙선데이 2011.08.07 02:27 230호 25면 지면보기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이맘때가 되면 고속도로 휴게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곤 한다.
“현재 휴게소는 초기 고속도로가 개통했던 70년대의 국민 경제 수준에 맞춘 것이다. 당연히 지금 기준으론 많이 떨어진다. 시골 구멍가게 같은 느낌일 거다. 이젠 경제 수준에 맞게 호텔이나 백화점쯤으로 업그레이드할 때가 됐다. 일류 브랜드와 유통업체를 유치하고 전반적인 수준을 올려야 한다.

장석효 신임 도공 사장이 꿈꾸는 고속도로

간식 먹고 용변 보고 떠나는 장소가 아니라 종합 레저시설을 갖춰 국민이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도록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면 일부러 그 휴게소를 이용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기도 할 것이다. 1차적으로 경관을 감상하고 지역 문화를 보고 익힐 수 있는 특화된 테마의 휴게소를 현행 14개에서 연말까지 28개로 늘릴 것이다. 또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생활·업무·문화·레저·휴게 기능을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합 휴게시설도 만들겠다. 의류 아웃렛 매장, 산책로 등이 갖춰진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에는 스파시설과 인도어 골프장도 갖추려 한다. 2014년엔 서울외곽선 시흥 부근, 2016년엔 경부선 양재 부근에 육교형 입체 복합 휴게시설이 등장한다. 이를 위해 최근 유통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고속도로 이용객이 눈살을 찌푸리는 휴게소 불법 노점상은 어찌할 건가.
“조사 결과 전국 164개 휴게소에서 모두 328개의 불법 노점상이 영업하고 있다. 이들은 주차장 공간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 또 물건 파는 행위 자체에 대한 민원도 적지 않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공사와 휴게소, 노점상 대표가 협상해 21일까지 노점상들이 자진 철거키로 합의했다. 대신 노점상들은 휴게소 내에 잡화코너를 설치해 합법적으로 물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약속 시한까지 철거에 불응하는 노점상은 강력히 단속할 계획이다. 또 불법 노점상이 다시 들어서지 않도록 감시도 강화하려 한다. (웃으며) 직원들에게 24시간 보초라도 서라고 했다. 내가 서울시에서 청계천 사업을 하면서 노점상 1200개가량을 전부 철수시키고 나서 노점상이 다시 생기는걸 막기 위해 감시원 150명을 배치한 경험이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역시 안전이 최우선이다. 어떤 방안이 있나.
“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60% 이상이 졸음운전 때문이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평균 27~30㎞ 간격으로 있다. 당장 졸려도 한참 달려야 휴게소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다고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쉬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야간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운전하다가 졸리면 안전하게 차를 세워 놓고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간이휴게소를 2013년까지 164개를 만들려 한다. 주차공간과 간이화장실 등이 설치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휴게시설 간격이 평균 15㎞로 줄어든다.

근본적으로는 구조물 안전에 집중할 것이다. 고속도로엔 교량이 7800개, 터널이 600개나 된다. 기후변화 등에 대비해 점검과 보강을 철저히 할 것이다. 53개의 눈 피해 취약구간과 125개의 교통사고 취약구간에 대한 보완도 서두르겠다. 또 도로상에 적재물이 떨어지는 경우 최대한 빨리 수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 과적을 막기 위해 톨게이트 통과 시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런 반면 도로 과잉투자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향후 고속도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간 도로 부문에서의 과잉·중복 투자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 정부의 녹색교통 정책과 관련해 도로 부문의 투자 축소 또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인구 1000명당 도로 연장은 2.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이고, 차량 1000대당 도로 연장 또한 5.9㎞로 29위다. 우리는 특히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한 혼잡구간이 크게 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혼잡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만 27조원에 육박한다. 따라서 혼잡구간 해소를 위한 고속도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도로는 설령 적자가 예상되더라도 과감히 만들어야 한다.”

-도공은 부채가 23조원으로 공기업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줄일 방법이 있나.
“현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부채가 5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속도로 건설사업비의 50%를 공사가 부담하는 데다 통행료가 6년째 동결된 게 주요 원인이다. 현재 통행료 수입으로는 유지관리비를 빼고 나면 이자 갚기도 어렵다. 올해도 아마 2000억원가량 적자가 날 것 같다. 하지만 통행료는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쉽게 올릴 수도 없다. 그래서 우선 휴게시설을 개선·확충해 임대료 수입을 현재 60억원대에서 2020년엔 530억원대로 높이려 한다.

또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고속도로상에 광고를 많이 유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 보면 광고물이 많은데 고속도로에는 거의 없다. 현재 고속도로에 전광판이 811개가 있는데 교통정보를 제공하면서 부분부분 광고를 넣어 주면 2000억원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휴게소에도 광고를 유치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수입을 늘려야 원금을 갚을 수 있지 않겠나. 정원 감축과 유휴자산 매각 등의 자구 노력 역시 계속한다.”

-적극적으로 해외 고속도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했는데.
“국내 인프라는 거의 갖춰졌다. 건설업계가 그동안 우리 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는데 국내 건설 수요가 점점 줄어드니까 나아갈 방향이 없어졌다. 그래서 건설업은 해외로 가야 한다. 2005년 도로공사 내에 해외사업 조직을 신설한 이후 현재까지 49건에 약 80억원의 해외사업을 수주했다. 초기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단순 기술 지원 위주로 사업을 수행해 액수가 적다. 이제는 이 방식에서 탈피해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사업 기반 구축에 주력하려 한다.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는 중국의 싼 인건비를 당해 내기 어렵기 때문에 기술력과 신인도를 바탕으로 공사를 따내야 한다. 해외 공사 발주에 대한 정보를 모아 민간 업체에 제공하려 한다. 또 다양한 국제원조기구에 직원들을 파견해 해외 정보도 수집하고 사업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2020년까지는 우리 건설사들이 해외 도로 건설 공사를 100억 달러 정도 수주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하이패스 보급을 적극 추진해 왔는데 향후 계획은.
“현재 51.6%인 보급률을 80%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이를 위해 하이패스 이용객 10% 할인과 단말기 할인 판매 및 성능 개선, 하이패스 차로 증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차량이 출고될 때 하이패스 단말기가 의무적으로 장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서울외곽순환선 하부 구간을 불법 점거하고 있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가 있었다. 불법 점거 문제는 그 뒤 어떻게 해결됐나.
“화재 이후 경찰·지자체 등과 협조해 불법 점거 시설물의 자진 철거를 유도했다. 그 결과 서울외곽순환선 교량 밑의 불법 점용시설 34곳 가운데 33곳이 철거 완료됐다. 남은 한 곳은 강동대교 하부로 현재 중증 고엽제 환자의 주거공간으로 사용 중이어서 이주대책을 협의한 뒤 철거할 예정이다. 또 불법 점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부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거나 체육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이달 말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김천에서 혁신도시 이전 착공식을 한다. 혁신도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이전하기로 결정된 사항이어서 딱히 뭐라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이전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고속도로가 우리 산업에 선도적 역할을 한 것처럼 도공 역시 김천 발전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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