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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혼합주의자 … 무신론자·기독교인 총궐기 주장

중앙선데이 2011.07.31 00:27 229호 7면 지면보기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사진)이 기독교 원리주의자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를 기독교 원리주의자로 부를 만한 근거도 몇 가지 있다. 노르웨이교회(루터교)에서 15세에 세례 받은 그는 자신을 ‘기독교 순교자’ ‘기독교의 구원자’로 내세운다. 기독교 원리주의(原理主義, fundamentalism)에 부합하려면 ‘성경의 무오류성’ ‘예수의 처녀 탄생’ ‘예수의 육신 부활’ 등을 믿어야 한다.

테러범 브레이빅 둘러싼 기독교 원리주의 논란


브레이빅은 ‘2083: 유럽 독립 선언문’에서 자신이 ‘100% 기독교인’이지만 “지나치게 종교적이지는 않은 문화적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에는 개신교가 가톨릭으로 집단 복귀할 것을 주장했다. 종교적·문화적으로 단일한 유럽이 이슬람과 더 잘 싸울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교황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슬람과 대화를 시도한다는 게 이유다.

브레이빅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프리메이슨, 오딘 숭배(Odinism) 등도 이슬람과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종교 성향은 원리주의보다는 혼합주의(싱크리티즘·syncretism)에 가깝다. 혼합주의는 철학이나 종교에서, 각기 다른 내용이나 전통을 지닌 여러 학파나 종파가 혼합되는 것을 지칭한다.

브레이빅을 이념적으로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노르웨이 현지에서 ‘민족 보수주의(national conservative)’로 알려졌다. 그는 친(親)이스라엘주의자이며, 유럽의 문화전통의 수호를 위해 ‘기독교적인’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의로는 브레이빅도 기독교 원리주의자가 맞는다는 주장과 더불어, 애초에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용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독교와 달리 이슬람은 진보·보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표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기독교 원리주의는 신학적 모더니즘(modernism)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는데 이슬람에는 이에 상응하는 조류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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