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이 내린 ‘명의’ 콜리플라워 … 항암·항산화 효과 탁월

중앙선데이 2011.07.31 00:01 229호 18면 지면보기
채소 이름 가운데는 꽃을 뜻하는 플라워(flower)가 들어간 게 있다. 브로콜리·양배추·배추·케일 등과 함께 배춧과에 속하는 콜리플라워(cauliflower)다. 과거엔 배춧과 채소를 십자화과라고 불렀다. 꽃 모양이 열 십(十)자처럼 생겨서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명칭과는 달리 식용 부위의 생김새는 꽃이 아니라 겉면이 매끈한 ‘흰 대머리 독수리’ 같다. 대(줄기)도 먹을 수는 있다. 다만 1㎝도 채 안 돼 먹을 게 별로 없다.

이게 브로콜리와 자주 비교되는 것은 ‘이란성 쌍둥이’ 같은 사이이기 때문이다. 맛은 브로콜리보다 낫다. 단맛이 나 채소의 쓴맛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권할 만하다. 브로콜리는 수많은 꽃들의 집합인 데 반해 콜리플라워는 꽃들이 뭉쳐져서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다. 그 덩어리가 식용 부위다. 이를 서양에선 흔히 커드(curd)라고 한다. 유백색 우유 응고물처럼 보여서다. 덩어리의 색은 녹색·진홍색도 있지만 대개 희다. 자랄 때 주변의 잎들이 햇볕을 차단해 백색이다. 당연히 식물의 푸른 색소인 엽록소는 브로콜리보다 적다.

흰 콜리플라워에 브로콜리의 엽록소를 집어넣어 육종한 것이 브로코플라워(broccoflower)다. 맛은 브로콜리보다 콜리플라워에 가깝다.

콜리플라워의 원산지는 아시아와 지중해 연안으로 추정된다. 서양에선 목소리를 맑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채소라고 하여 ‘하늘이 내린 명의’ ‘빈자(貧者)의 의사’라고 불린다. 국내 유통 중인 것은 대부분 국산이다. 이 중 70% 가까이가 제주산이며 강원도 고랭지, 충북 제천에서도 나온다.

영양상으론 비타민C(면역력 증강)·엽산(기형 예방)·비타민K(출혈 억제)·칼륨(혈압 조절)·식이섬유(변비 예방)가 풍부하다. 흰색 콜리플라워는 다른 배춧과 채소에 비해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이 덜 들어 있다. 비타민A의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하는 임신부 등에게 흰 것을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녹색·진홍색 품종은 흰 것에 비해 비타민A·베타카로틴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 진홍색은 가열하면 녹색으로 변한다.

여느 배춧과 식물과 마찬가지로 콜리플라워도 암 예방을 돕는 채소로 꼽힌다. 인돌·설포라판 등 항산화·항암 효과가 뛰어난 파이토케미컬(식물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살 때는 덩어리가 단단하고 흰 것을 고른다. 흰 것이 햇볕을 받으면 유백색으로 변한다. 어느 한 부위라도 갈색·회백색으로 변했거나 반점이 있다면 신선하지 않다는 증거다(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곽정호 연구사).

비타민C·비타민B군 등 소중한 영양소를 잃지 않으려면 조리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물 사용을 줄인다. 가열 시간이 길어지면 비타민C가 파괴되고, 물을 많이 넣고 조리하면 수용성인 비타민B군이 채소 밖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찔 때는 5분 이내, 끓인 물에 담글 때는 최대한 빨리 꺼내는 것이 원칙이다.

탕 음식을 만들 때 콜리플라워를 넣고 너무 오래 끓이면 흐느적거리므로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볶을 때는 끓는 물에 먼저 살짝 데친 뒤 냄비에 넣고 볶는다. 가열 시간이 줄어들어 영양소가 덜 파괴되고 아삭거리는 맛도 낼 수 있다.

가열이나 조리를 할 때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콜리플라워의 파이토케미컬에 든 유황 냄새이기 때문이다. 일부 파이토케미컬은 주방기구의 철과 반응해 콜리플라워의 색깔을 갈색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하지만 물에 넣고 레몬주스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막을 수 있다.

잔류 농약 등이 우려된다면 깨끗한 흐르는 물에 3~5번 씻은 후 소금물에 잠시 담가두었다가 물로 다시 한번 헹구는 것이 요령이다. 요리된 것은 냉장고에 넣으면 식감이 떨어지므로 한번 만들어 다 먹어 치우는 것이 좋다.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