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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요아 학교의 아름다운 동행

중앙선데이 2011.07.30 23:31 229호 27면 지면보기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외곽의 탄린시에 위치한 아레요아 학교까지 차로 한 시간이 걸렸다. 우기라 창 밖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럼에도 바깥 풍경은 전형적인 농촌의 정겨움이 있었다. 가끔씩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게 편안할 수 없었다. 가진 것은 부족할지라도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삶과 믿음

가이드를 자청한 남일 스님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그는 국제개발구호단체인 더프라미스(The Promise) 미얀마지부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가끔씩 현지인들에게 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던지면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는 말을 해요. 욕심을 덜 부리면 누군가는 행복하다는 것이지요. 이들의 마음씀을 배웁니다. 정화가 되는 것을 느끼죠.”

남일 스님이 말한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는 것은 연기법(緣起法)이다. 일체만법이 연을 따라 일어나는 것과 상통한다. 이들의 의식 속에서는 불교적 관조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바탕한 것이 정화의 마음이다.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정화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다. 이런 정화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다.

베풂도 마찬가지다. 무아(無我)의 연속이다. 상(相) 없이 베풀다 보면 그 베풂이 돌아온다.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 된다. 또한 받는 것이 곧 주는 것이 된다. 베풂이 곧 축복인 셈이다. 학교에 도착하니 우산을 쓴 학생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었다. 학부모들도 중간중간 많이 보였다. 미얀마 교육지원사업 협약식을 열기 위해 온 삼동인터내셔널과 더프라미스 관계자들을 환영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마을축제였다.

증축 준공식을 앞두고 운동장을 걸었다. 버스 안에서 아레요아 학교 증축에 대한 의지를 밝힌 남일 스님의 말이 언뜻 떠올랐다.

“해야 할 일이면 누구라도 해야 합니다. 교실을 증축해 인재를 키우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씨앗이 열매 맺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일 스님의 말처럼 땅에 아낌없이 씨앗을 주었을 때 땅은 열매를 주게 되어 있다. 심은 대로 거두어들인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내가 조금 아끼면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원리가 작동한다.

1층 창문에 얼굴을 내민 학생들이 보였다. 이 건물은 올해 3월 기공식을 하고 6월에 준공한 건물이다. 교실은 세 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건물이 증축되기 전에는 교실 부족으로 일부 학생이 지붕을 잇대어 만든 흙바닥의 간이 공간에서 수업을 받았다. 초등학생과 기존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5학년 학생까지만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Post-Primary School(초등학교에서 중등교육을 시키는 것)이라 부른다. 이번 건물 증축으로 인해 기존 학년을 포함해 6학년까지 332명이 교육을 받게 됐다. 내년에는 7학년까지 수업이 가능하다.

준공식에 함께했던 삼동인터내셔널 김명덕 이사장과 더프라미스 한명로 공동대표는 “학생들이 이곳 학교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의 아름다운 동행은 지역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희망을 주고 있다. 미얀마 낙후지역에 대한 교육 지원 사업은 결국 하나로 가는 소통의 길이다.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이기 때문이다.



육관응 원불교신문 편집국장. 글쓰기사진을 통해 명상과 알아차림을 전하고 있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은 음식이야기, 자연 건강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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