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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과 만찬 보즈워스 “오늘도 회담 계속될 것”

중앙일보 2011.07.30 00:19 종합 10면 지면보기



북·미 뉴욕 대화 이틀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이 북·미 고위급대화 참석을 위해 지난 29일 오전 (현지시간) 묵고 있던 뉴욕 맨해튼 밀레니엄유엔플라자 호텔을 나서고 있다. 뒤쪽의 여성은 북한 최선희 부국장이다. 김 부상은 취재진의 질문에 “어제는 잘 잤시요?”라는 인사로 대답을 대신했다. [뉴욕=연합뉴스]





1년7개월 만에 재개된 북한과 미국의 대화에선 회담장에 들어서는 양측의 표정부터 달랐다. 북한 대표단을 이끈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는 첫날인 28일 오전 9시10분(현지시간)쯤 뉴욕 숙소를 나서면서 “대화를 해봐야지 지금 말하는 건 이르다”면서도 “회담이 잘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둘째 날에도 숙소를 나서며 “어젯밤 잘 잤수다”라고 말해 전날 회담이 만족스러웠음을 내비쳤다.



김 부상과 미국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8일 저녁 맨해튼 모처의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만찬을 했다. 두 사람은 저녁 늦게까지 와인을 곁들여 식사를 했으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늦게까지 이어진 식사 때문이었는지 김 부상은 둘째 날 전날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에야 숙소에서 나왔다. 김 부상과 대조적으로 미국대표단을 이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첫날 오전 8시30분 미국 대표부 건물에 도착했을 때 기자들이 회담 전망과 의제를 묻자 굳은 표정으로 “노 코멘트”라고 짧게 답했다.



 양측은 둘째 날인 29일에도 같은 시각·장소에서 회담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 부상은 이날 회의 참석을 위해 호텔을 나설 때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어제는 잘 잤시요?”라는 인사로 대답을 대신했다. 보즈워스 대표도 “오늘도 회담이 계속될 것”이라고만 답하고 서둘러 건물로 들어갔다. 이번 북·미 대화는 양측 수석 대표 외에 북측에서 이근 외무성 미국 국장과 최선희 부국장, 미측에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첫째 날 회담 직후 대변인실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진지하고 업무적인(serious and business-like) 대화였으며, 내일 이어지는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 정부는 통상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충분히 주장을 주고받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때 ‘진지하고 업무적인 대화였다’는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합의 분위기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회담의 당초 목적에 충실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회담의 초점이 비핵화에 있음을 재차 공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밝혔듯이, 이번 대화는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판단하는 탐색적 대화(exploratory meeting)”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 및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표단은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9·19 공동성명대로 북측이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말 스스로 공개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UEP가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북측에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한은 “UEP는 합법적인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이라고 주장하며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관계 정상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선(先)해제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대화에서 북·미 관계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워싱턴=정경민·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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