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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6·25전쟁 왜곡 바로잡아야

중앙일보 2011.07.30 00:12 종합 30면 지면보기
얼마 전 홍콩에서 6·25전쟁에 중국이 참전하는 과정을 밝혀 낸 데이비드 추이(徐澤榮·쉬쩌룽·57)라는 역사학자가 11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났다. 2000년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중국 인민해방군으로부터 입수한 내부 기밀문서를 공개했다는 것. 그러나 중국이 60년이나 지난 6·25전쟁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추이 박사를 처벌한 진정한 이유는 북한과 중국이 주장하는 전쟁의 성격이 실제와 다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추이 박사는 6·25전쟁은 김일성의 무력통일 야욕에서 시작됐음을 전제로 중국이 참전하는 과정을 상세히 밝혀냈다.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은 당초 참전을 꺼렸지만 스탈린의 참전 압박을 받았고, 미국이 남한 때문에 파병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에 참전했다는 것이다. 추이 박사의 고찰은 한국전쟁이 내전의 확산이라고 주장하는 수정주의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남침 유도설과 같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확고히 부정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1990년대 초 소련의 내부 문서가 발굴되면서 6·25전쟁이 김일성의 남침 야욕에 의해 일어났음은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추이 박사는 또 중국이 6·25전쟁 참전을 ‘항미원조전쟁(抗米援朝戰爭)’으로 공식 규정하는 것에도 잘못이 있음을 입증했다. 항미원조 전쟁이라는 주장에는 미군이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와 중국의 안보를 위협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참전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추이 박사는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중국이 참전 준비를 적극적으로 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자료를 들어 고증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6·25전쟁에 대한 공식 입장은 역사적 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 일색이다. 중국 정부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은폐, 왜곡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한·중 관계는 끊임없이 난관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중국이 경제 규모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자리매김하는 일도 지장을 받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6·25전쟁 관련 문서를 공개함으로써 역사 인식의 오류를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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