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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김동하]국가박물관과 공자상

중앙일보 2011.07.25 11:43


▲1월 11일 공개된 공자상



중국 국가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대형 초상화와 국가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는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 광장 바로 옆에 높이 9.5m의 공자(孔子)상이 등장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이 공자상은 2011년 1월 11일, 제막식을 갖고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공자상이 세워진 곳은 톈안먼 광장에서 동쪽으로 150m가량 떨어진 국가박물관의 북쪽 마당이다. 창안제(長安街)를 사이에 두고 마오 주석의 초상화가 내걸린 톈안먼을 비스듬히 마주 보고 있다. 둘 사이의 거리는 약 400m. 마오 주석은 문화대혁명기에 공자의 사상을 철저하게 탄압한 주인공이었다.



마오 전 주석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6년까지 봉건주의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공자를 공격했다. 그를 옹호하는 홍위병은 중국 대륙을 휩쓸면서 공자 동상과 사당을 파괴했다. 이른바 공자 사상을 옹호한 린뱌오(林彪)와 공자를 모두 비판한 비림비공(批林批孔) 운동이다. 이제 불과 30년전까지 비판의 대상이었던 공자가 마오 주석과 대면하게 된 것이다.

우웨이산(吳爲山•48) 난징(南京)대 교수의 작품인 이 공자상은 석조 기단 1.6m에, 동상 높이는 7.9m이다. 공자의 노년기를 형상화했으며, 두 손을 모은 채 허리 왼쪽에 칼을 차고 있는 모습이다. 기단부에 ‘공자(기원전 551~479)’라는 글귀를 새겼다. 왜 공자인가라는 질문에 국내외 정치학자들은 공산주의 이념만으로는 고도 성장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질서 안정과 통합을 강조하는 공자 사상을 통치술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공자상은 100일만인 2011년 4월 21일에 다시 국가박물관 정면에서 내부 귀퉁이 정원으로 ‘쫓겨나게’ 되어 또 한번 해외 뉴스란을 장식하게 된다.





▲루이비통 특별전시회



중국 국가박물관은 1926년에 착공된 ‘국립역사박물관’이 그 전신이다. 1949년 신중국이 성립된 후, 공산당 정부는 천안문 광장 동쪽에 새로운 박물관을 건설하여 1959년, 즉 신중국 건국 10주년에 맞추어 재개관하였고, 1961년부터 ‘중국역사박물관’, ‘중국혁명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다가, 2년후에 ‘중국혁명역사박물관’으로 통합하였다. 2007년에 ‘중국국가박물관’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착공하였으며, 2011년 3월 1일에 완공하여 대중에 개방하게 된 것이다. 물론 건축면적 20만 평방미터, 전시면적 6.5만 평방미터로 박물관 규모로는 ‘세계 1위’이다.





▲ 옮겨진 공자상



금년 1월 11일, 공자 동상이 국가박물관 앞에 세워진 것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가 있었다. 3년 반 동안의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2011년 3월 개관한 이곳에는 중화문명의 찬란한 정수(精髓)만을 모아 전시할 계획인데, 국가박물관이 그 상징 아이콘으로 공자를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100일만에 위치를 옮긴 공자상을 두고, 마오쩌둥과 대립관계였던 공자를 용인하기에 너무 정치적으로 일렀다, 혹은 원래 공자상 위치(인물조각공원 조성 계획에 따라)로 간 것, 혹은 7월 1일 공산당 창립 90주년을 기념하는 분위기로 인해 잠시 자리를 피했다 등 여러 해석이 많았다.



어찌하건 저자는 2011년 7월 14일, 국가박물관을 찾았고 문제의 ‘공자상’을 찾아 보았다. 먼저 당초 1월 11일 개막식을 하고 정문 앞에 높였던 기단을 말끔히 정리를 해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옮겨진 공자상은 본관 입장전 좌측의 조그만 정원 끝 부분에 위치했는데, 당시 공교롭게 경찰차가 입구를 가리고 있었으며 가까히 가서 보는 것도 막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조각공원을 만들 수 있는 큰 공간처럼 보이지 않아, 마치 공자상을 잠시 옮겨둔 느낌을 받았다.





▲국가박물관 입구





폭염에 서있기도 힘들었던 당일, 국가박물관은 무료 입장권을 배부하였는데, 직원 설명에 의하면 10월 1일 국경절에 정식 개관식을 다시 치를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살펴본 박물관 내부는 아직도 일부 전시공간이 공사중이었으나, 이미 완성되어 공개된 청동기나 도자기 전시장 외에도 현대미술작품전, 국토자원부 성과전 등 별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뜬금없이 루이비통 특별전시회(2011.5.31-8.30)가 그것도 10위안을 내야 하는 유료로 열리고 있어,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 같은 중국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현대미술작품전



국가박물관 정면 좌측과 우측에는 큰 기단이 다시 조성되어 있어, 언제라도 ‘공자상’이 복권되면 마치 다시 나올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둔 것 같았다.

여러분도 중국국가박물관을 방문하게 되면 이처럼 사연이 깊은 공자상을 찾아보기 바란다.





김동하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지역통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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