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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만든 혼다 차 들여와 1위 영광 되찾겠다”

중앙일보 2011.07.25 00:21 경제 4면 지면보기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의 승부수







유럽에서 생산한 일본 브랜드 차량이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국내 수입차업계 1위 탈환을 노린 정우영(62·사진) 혼다코리아 사장의 승부수다. 정 사장은 22~23일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초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누리기 위해 영국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이르면 연내 수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 외 지역에서 만든 혼다 차량을 처음 들여오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닛산은 1999년 미국에서 생산한 중형 알티마를 들여오고 있고, 한국도요타도 미국산 미니밴 시에나의 수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에서 만든 일본 차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다. 영국산 혼다를 수입할 경우 물류비용은 늘어나지만 기존에 부과되던 관세 8%를 상쇄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가격 인하폭은 어떤 차종을 들어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차마다 물류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혼다는 현재 영국 남서부 스윈던의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와 준중형 시빅을 만들고 있다. 중형 어코드도 언제든지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정 사장의 결정은 최근 판매부진에 빠진 혼다를 비롯한 일본 차 브랜드가 독일 차에 대해 반격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올 상반기 일본 차 브랜드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16.7%로 지난해 같은 기간(26.6%)보다 9.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독일 차 브랜드의 상반기 점유율은 64.7%로 지난해 같은 기간(56%)보다 8.7%포인트 올랐다.













 2008년 수입차 브랜드로는 최초로 연간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1위에 올랐던 혼다도 부진하다. 혼다는 2008년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1만2356대를 팔았다. 그러나 엔고 현상의 지속과 신차 출시 지연으로 2009~2010년 연속 6위, 올 상반기 9위까지 떨어졌다.



 정 사장은 “최근 판매가 부진한 것은 품질과 성능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부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엔고가 이어지고 신차 출시가 지연돼 판매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 혼다 자동차를 국내에 시판한 이후 탄탄한 고객만족(CS) 정책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하반기에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차량을 투입해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혼다의 세계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CR-Z도 오는 10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CR-Z는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일본에서 ‘올해의 차(COTY)’에 선정됐다. 1.5L 가솔린 엔진과 10㎾급 모터를 장착해 공인 연비가 25㎞/L에 달한다. 일본에선 기본형이 226만 엔(약 3000만원)에 판매 중이다. 혼다는 시빅과 시빅 하이브리드의 신형 모델도 이르면 연내 국내에 선보인다.



 고객서비스도 강화한다. 정 사장은 “혼다 매장에서 일반 정비에서 판금 도장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최근 수입차의 지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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