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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20만원 들이면 스마트폰 ‘성형’

중앙일보 2011.07.25 00:20 경제 6면 지면보기



헌 폰 줄게 새 폰 다오 … 하우징 열풍



하우징 전문업체 ‘아이티크림’ 직원이 작업을 마친 캐나다 림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②③ 하우징을 끝마친 블랙베리 앞뒤 모습. 아이폰 하우징을 위한 케이스와 부품들. 아이폰 하우징 재료들은 대개 중국에서 수입된다. 블랙베리용은 캐나다 산이 대부분이다.







1년2개월째 아이폰3을 쓰고 있는 대학생 정승필(25)씨. 디자인에 싫증이 났지만 바꿀 수 없었다. 2년 약정 요금제에 가입한 데다 기기 할부금이 아직 32만원이나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안으로 택한 건 이른바 ‘하우징’. 스마트폰을 분해해 외관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말한다. 정씨는 “11만원을 들여 앞뒤 케이스를 모두 교체했다. 꼭 새 스마트폰을 얻은 느낌”이라며 만족해 했다.



 20, 30대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 하우징 열풍이 불고 있다. 케이스는 물론 홈 버튼, 자판까지 바꾸는 이들도 있다. 회원 수 130만 명의 네이버 ‘스마트폰 카페’에는 하루에도 십수 개의 하우징 관련 글과 사진이 올라온다. ‘블랙베리 카페’(회원 수 6만 명)도 마찬가지다. 대학생 양다정(23)씨는 “휴대전화를 사고 1년쯤 지나면 지겨워지게 마련인데 하우징은 적은 비용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하우징에 드는 비용은 10만~20만원이다. 예를 들어 검은색 아이폰3를 흰색으로 ‘리모델링’하는 비용은 10만~12만원으로, 원래 흰색인 ‘아이폰 화이트’를 새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아이폰4의 경우 아이폰3보다 많은 19만~20만원이 든다.



 하우징 대상이 되는 스마트폰은 대개 아이폰·블랙베리 같은 외산 제품이다. 하우징용 케이스나 부품 대부분이 해외 수입품이란 게 첫째 이유다. 주로 캐나다·중국 등지에서 수입하며, 따라서 맞춤 제작은 불가능하다. 하우징 전문점인 ‘스마툴’의 김용우 대표는 “색상과 디자인이 워낙 다양해 고객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데엔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둘째 이유는 국내 스마트폰의 경우 외산에 비해 색상이 훨씬 다양하다는 것. 신제품 출시 속도도 빨라 굳이 하우징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우징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우징 전문업체인 ‘아이티 크림(it Cream)’의 경우 지난해 6월 1200만원이던 월 매출이 올 6월엔 2800만원으로 커졌다. 이 업체의 김진석 대표는 “최근 경기도 분당에 2호점을 냈다. 점포당 하루 평균 20~30건의 하우징 의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스마툴도 얼마 전 서울 압구정동에 2호점을 열었다.



 이런 하우징 작업엔 간과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애프터서비스(AS) 문제다. 국내외 대부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하우징을 거친 제품에 대해선 제품 보증기간이라도 무상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우징은 본인이 기기를 임의 변형한 것이기 때문에 이후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제조사가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우징 뒤 단말기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엔 공식 AS센터에서 유상 수리를 받거나 검증되지 않은 사설 업체에 제품을 맡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우징 팬들은 이 같은 단점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아이폰 같은 대부분의 외산 스마트폰은 제품 보증기간이 1년이다. 그 이상 사용한 제품은 어차피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개인이 직접 케이스 교체에 나서거나 숙련도가 떨어지는 업체에 작업을 맡긴 경우 하우징 작업 중 스마트폰에 이상이 발생할 위험은 상존한다.



권재준 인턴기자(한국외대 법학과)



◆하우징(housing)=부품을 수용하는 케이스나 기구를 감싸는 프레임처럼 각종 기계 장치를 둘러싸고 있는 상자 모양 부분을 의미한다. 요즘은 주로 스마트폰을 분해해 외관을 완전히 바꾸는 작업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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