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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도서관을 찾아서 ① 천안 쌍용도서관

중앙일보 2011.07.19 03:26 6면 지면보기
요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거나 읽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다. 문화 강좌와 영화 상영, 강연회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손잡고 도서관을 찾는 어머니의 모습도 낯선 풍경이 아니다. 주5일 근무로 주말에 도서관으로 나들이 오는 주민도 늘어나고 있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은 지역에 있는 도서관을 찾아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 읽고 영화 보며 추억 만든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천안 쌍용도서관 직원(사서)들이 현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심기석, 이정인, 서원건, 지현애, 이현주 이충미, 김난영, 위건우씨.







작가에게 체계적인 ‘문학’ 배운다



15일 오전 천안 쌍용도서관 2층 세미나실에 열너댓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안학수 문학작가의 ‘생활문학교실’강좌에 참가하는 회원들이었다. 40대로 보이는 주부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날은 시 쓰기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시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 작가의 감정이 묻어 나야 합니다.”



안 작가는 자신이 쓴 시를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그 시를 함께 분석하는 시간도 가졌다.



“선생님께서 쓰신 글 중에서 ‘사진틀’이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감이 좋진 않은데요.”



회원 중 한 명이 안작가의 시에 날카로운 지적을 하자 다른 회원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독자들이 분석했을 때 시의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작가는 수용 할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수정해보도록 하죠.”



이날 강의는 평소 문학에 관심이 있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작가의 글쓰기 체험을 들려주기 위해 지난달부터 운영됐다. 매주 금요일 2시간씩 3차례 걸쳐 수업이 진행되며 일반부 1, 2반과 어린이 반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안 작가는 “도서관에 모인 회원들에게 교육을 하다 보면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걸 느낀다”며 “글쓰기에 기초적인 과정부터 창작 실기지도를 통한 작가 등단의 기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학을 사랑하는 주민이 많이 신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쌍용동에 사는 주부 김정인(43·여) 회원은 “평소 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며 “도서관에서 무료로 이런 기회가 주어져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생활문학교실 강좌는 총 6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기적으로 회원들에게 시와 소설을 쓰게 하고 이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 호응이 좋다.









아이와 함께 책 읽으며 도서관 매력에 ‘흠뻑’.



영화 감상한 뒤 토론도



11살 딸을 키우고 있는 이미연(41·여)씨는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쌍용도서관을 찾는다. 3년 전 딸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보려 집근처 도서관을 찾았다가 매력에 푹 빠졌단다. 특히 매주 목요일은 그에게 특별한 하루다. 영화를 보고 함께 모인 영화동아리 회원들과 토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12시까지 운영되는 ‘2시간의 행복’ 영화감상동아리는 영화를 좋아하는 주민 10명이 모여 지난해 초부터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영화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씨는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모를 여운이 남는다”며 “회원들과 토론하며 영화의 내용을 되새기고 가끔 감상문을 쓴 뒤 발표하면 내가 마치 영화에 출연한 듯해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도서관의 즐거움을 혼자 느끼는 것이 아쉬워 이젠 온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어느새 주말이면 남편은 3층 디지털실에서 최신작 DVD를 보고 딸은 아동열람실에서 동화책을 즐겨보는 게 취미가 됐다.



이씨는 “더운 여름 에어컨이 나오는 도서관에서 나들이를 즐기면 피서지가 따로 없다”며 “복합문화공간인 도서관의 매력을 다른 주민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2시간의 행복 영화감상동아리 이외에도 교양독서회, 영어동아리, 독서맘 등 4개의 동아리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여름방학 특강



쌍용도서관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특색 있는 강좌도 준비 중이다.



논술 바로알기, 동화구연, 스케치와 색칠하기, 클레이와 함께 독후체험 등 강좌는 25일부터 동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최미나 강사가 교육하는 논술 바로알기는 평소 논술에 어려움을 느끼는 초등학생을 위해 마련됐다. 단순한 암기형식의 논술법이 아닌 논술에 필요한 좋은 문장을 연습시키고 창의력을 높여준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동화구연의 경우는 책을 통해 독서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설됐다. 책을 읽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표현력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스케치와 색칠하기 교육은 흥미롭고 즐거운 미술학습을 통해 교육효과를 증대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자신의 표현에서 색의 선명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찾도록 한다. 클레이(케릭터 인형)와 함께하는 독후체험은 책의 내용을 인형극으로 직접 연출하게 하고 여러 독후활동을 함으로써 흥미를 키워줄 수 있게 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충미 사서팀장은 “쌍용도서관의 이번 여름특강은 지역어린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어떤 강의는 신청을 받은 지 5분만에 마감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주 생활문학교실회원 인터뷰



“딸이랑 문학에 푹 빠져 살아요”




-천안 쌍용도서관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2년 전 쌍용동으로 이사를 왔을 때부터 오기 시작했다.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지역 도서관이 가까운 곳에 있는지부터 살피는 버릇이 있다.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문학강좌를 듣고 독서를 즐기는 것이 나에겐 너무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자녀와도 이곳에 자주 오나.



“물론이다. 11살인 딸도 안익수 작가로부터 생활문학교실(어린이반) 수업을 듣는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고 감성이 풍부해 글짓기 학원을 보내려고 했는데 이곳에서 무료로 배우니 비용도 절약되고, 주변에 책도 많아 효과가 좋다. 요즘엔 학교 수업이 끝나고 곧장 이곳으로 와 책 삼매경에 빠지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이곳을 자랑한다면.



“일을 하지 않는 주부라면 이곳에서 자신의 취향대로 강좌를 듣고 자기계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리고 회원들 모두가 같은 지역 주민이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많다. 문학, 철학 등이 어렵고 생소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서관을 찾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안익수 작가가 생활문학교실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자신의 시를 읽어주며 수업을 하고 있다.




-개선해야 될 점이 있다면.



“딱히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굳이 꼽으라면 신간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서점에서 유행하는 베스트 셀러는 아니더라도 유명 작가의 책이 좀 늦게 투입 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도서관을 다니면서 꼭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문학을 좋아하는 나에게 생활문학교실에서의 배움은 나의 큰 기쁨이다. 추후 안익수 작가의 도움을 받아 아마추어 작가로 등단해보는 게 소망이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책을 많이 읽고 수업도 충실히 들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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