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사람 친 줄 몰랐다”… 도망가면 뺑소니

중앙일보 2011.07.19 03:18 11면 지면보기






[중앙포토]



뺑소니란 단어는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어디까지가’ 뺑소니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뺑소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처벌받는데 그 인정요건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법적 해석을 보면 자동차, 오토바이 등으로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고도, 구호행위를 하지 않고 사고현장을 이탈,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피해자가 다치거나 사망해야 하는 겁니다. 다치지 않았다면 뺑소니는 문제가 안 됩니다. 대법원은 아주 경미한 상처의 경우 뺑소니로 보지 않지만 ‘경미한 상처’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이 과장하는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술이 취해서 피해자가 다친 줄 몰랐다” “뭔가 덜컹하기는 했지만 사람을 친 줄은 몰랐다” 등으로 항변을 종종 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수사과정이나 재판과정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사고 장소를 이탈해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흔한 일이 가해자가 차량으로 보행자를 치고, 피해자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고, 별 이상 없다라고 하면 가해자는 그냥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차량 번호를 적어 놨다가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고서는 가해자를 뺑소니로 고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를 친 경우에 문제가 됩니다. 아이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해도 부모님에게 연락해 병원에 데려가거나, 최소한 아이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주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아이 말만 믿고 그냥 갔다가는 뺑소니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만일 피해 어린이가 그냥 가버려서 연락처도 주지 못했을 경우에는 가까운 파출소에 전화해 “이런 경우가 있었는제 혹시 뺑소니 신고 들어오면 연락해 달라”고 전화만 한 통화해도 특가법상 뺑소니는 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병원에 환자를 보냈더라도 자신이 병원을 이탈할 경우 최소한 자신의 연락처는 남겨놓아야 합니다. 가해자가 목격자로 위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들통나면 이것도 뺑소니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차량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지만 가해자로 인해 사고를 당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해자 차량 때문에 보행자나 상대방 차량 운전자가 피하려다가 다친 경우,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으면 운전자는 특가법상 뺑소니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뺑소니 사고는 단순한 법리로 해석하기가 어렵습니다.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다면 혐의를 벗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운전 중 사고로 피해자가 다쳤을 경우 절대로 당황하거나 도망가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사소한 사고라고 재빨리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고, 엠뷸런스를 부르거나 직접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 후 연락처를 피해자나 그 가족 아니면 병원 측에 남겨 놔야 합니다. 엠뷸런스가 올 때까지 사고 현장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안재홍 변호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