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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고모부 장성택, "정은이" 불렀다가…

중앙일보 2011.07.19 03:00 종합 6면 지면보기



김정일 - 정은 집무실 땅굴로 연결
김정은, 생모 고영희 살던 곳 고쳐 사용 … 정부 당국자 확인



고영희(左), 김정은(右)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28)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의 생모 고영희(2004년 사망)가 살던 곳에서 집무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평양시 중구역 남산동의 노동당 1호 청사①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 집무실②을 마련했다”며 “이곳은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가 거처 및 집무실로 쓰던 건물”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뒤 집무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이 건물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며 “대리석 등 고급 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최고급 호텔 수준으로 화려하게 꾸몄다”고 전했다. 이 집은 무용수 출신 부인인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김정일이 주로 거주했던 곳으로 애초부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던 곳이다. 이 당국자는 “리모델링 공사와 동시에 김정은의 집무실과 김정일의 집무실, 거처를 지하통로로 연결하는 공사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외부에 동선(動線)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유사시 기동력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 김정일은 집무실에서 약 900m 떨어진 곳③에 주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해외 주재 외교관까지 동원해 식량 구걸을 하는 북한이 막대한 외화를 들여 후계자 김정은의 집무실 공사를 진행한 것은 부도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에 들어간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의 집무실은 주변에 노동당 전문 부서와 만수대의사당(국회) 등 경비가 삼엄한 기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김정일 부자의 집무실은 물론 이 일대가 일반인 접근이 어려운 요새 같은 곳이다. 북한은 1980년대 노동당 1호 청사와 러시아 대사관 사이에 간부용 고층 아파트를 건설했다. 러시아 대사관에서 집음(集音)장치를 이용해 도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음 차단용으로 건설한 것이다. 다른 당국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아버지의 집무실로 들어가지 않고 자신의 집무실을 고수할 것”이라며 주변 녹지엔 추가 부속시설이 들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똑바로 하라” 김경희, 장성택 혼내=김정일의 매제이자 킹메이커로 간주되고 있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올 초 김정은의 이름을 무심코 불렀다가 부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에게 훈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이 김경희 앞에서 “정은이가…”라고 하자 김경희가 “똑바로 하라”며 혼쭐을 냈다는 것이다. 조카이지만 최고지도자가 될 인물을 예우하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이후 장성택은 “정은 동지” “대장 동지”라고 깍듯이 예우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 같은 현상은 북한의 후계구도가 확고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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