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무원 오송행 통근버스가 업무용?

중앙일보 2011.07.19 00:47 종합 25면 지면보기



운행비 보조 세금낭비 논란
대전청사도 입주 초기 운행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 등 6개 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서울과 경기도 지역으로 출퇴근시키는 통근버스가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을 빠져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15일 오후 6시20분 충북 청원군 오송리에 있는 보건의료행정타운. 전세버스 10여 대가 식품의약품안전청 뒤편 도로에 길게 줄을 지어 서 있다. 버스에는 ‘강남’ ‘과천’ ‘영등포’ 등 행선지를 알리는 표지가 붙어 있다. 업무를 마친 공무원들은 속속 버스에 올랐다. 6시30분 전세버스는 행정타운을 빠져 나와 경부고속도로 청주IC를 거쳐 수도권으로 향했다. 이 전세버스는 공무원들을 실어 나르는 통근버스다.











 보건의료행정타운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위한 통근버스 운행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버스 운행에 정부가 연간 7억9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오송으로 이전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보건산업진흥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 ▶질병관리본부 등 6개 기관은 수도권과 오송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영 중이다. 강남과 영등포, 노원, 양재, 불광동, 목동, 죽전, 과천, 일산 등 지역 9개 노선에 14대가 다닌다.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공무원은 하루 평균 910명 가량이다. 식약청이 340명으로 가장 많고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원 포함) 300명, 보건산업진흥원 100명,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100명, 보건산업진흥원 70명 등이다. 한 달에 5만원만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부족한 요금은 보건복지부가 ‘업무용 버스 운행’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배정해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도 8억원을 배정했다. 보건복지부 생명과학진흥과 김정자 사무관은 “정부대전청사도 입주 초기에는 통근버스를 운영했다”며 “교육·의료·문화 등 정주여건이 골고루 갖춰지더라도 당분간은 통근버스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문제 등으로 공무원들이 이주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통근버스 운행이 불공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행정타운 내 공무원의 출퇴근 수단은 통근버스와 KTX·자가용 등이다. 이 중 통근버스 이용 공무원과 달리 KTX나 자가용으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원에게는 지원이 없다. KTX로 서울~오송 간 출퇴근을 하는 직원들은 매달 35만~37만원 정기권을 구입한다. 서너 명씩 짝을 이뤄 카풀을 이용하는 경우도 20여 팀이 있다. 이들은 통근버스 이용자보다 매달 30만원을 더 쓴다. 보건산업진흥원 직원 박모씨는 “집이 서울역 근처에 있어 KTX를 이용하지만 정기권 요금 부담이 만만찮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정주여건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과 의료, 문화, 여가, 쇼핑 등의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여건에서 이주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게 각 기관의 고민이다.



글, 사진=신진호 기자



◆보건의료행정타운=지난해 12월 20일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조성된 곳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보건산업진흥원·보건복지인력개발원·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원 등 6개 기관이 입주했다. 2500여 명이 근무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