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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해 보세요] “아빠와 좋은 기억 가진 사람 문제해결 능력 앞선다”

중앙일보 2011.07.19 00:28 종합 8면 지면보기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정나연(46·서울 도봉구)씨는 아이가 태어나자 아버지 입장에서 어떻게 자랐으면 좋은지를 적어봤다. 우선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부터 책 읽는 시간을 늘렸다. 다음으로는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아빠표 체험학습

아이가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되자 정씨는 매주 토요일 도봉산을 찾아 민들레·엉겅퀴 등 각종 꽃과 풀 이야기를 들려줬다. 돋보기를 들고 이끼 속 풀벌레를 찾는 놀이를 할 때면 아이는 탐험가라도 된 양 탄성을 질러댔다. 정씨는 “엄마보다 아빠가 설명해주면 아이가 무척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아빠표 체험학습’은 다양해졌다. 공연 사이트에서 정보를 구한 뒤 아이에게 방문할 곳을 미리 알려줘 기대를 품게 했다. 출발 전 관람료와 주차비, 식대, 음료 구입비 등을 예상해 보고 다녀온 후 지출이 적절했는지 함께 따져봤다. 아이에게 1000원을 주고 원하는 것을 사게 한 뒤 남는 동전은 저축해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계획을 세워보게 했다. 정씨는 “예상보다 지출이 많은 날이면 아이가 먼저 ‘다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2009년부터 초등학교의 아버지회 회장을 맡은 정씨는 토요 휴업일에 다른 아이들까지 참여하는 야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37가구 107명이 고려대 캠퍼스와 육군사관학교를 둘러본 것을 시작으로 국회의사당 방문, 농촌 체험, 다슬기 잡기, 프로야구 관람 등이 이어졌다.



 취학 전부터 영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아들을 영재교육원에 보내려고 정씨는 학원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아이는 학원을 끊고 청와대 학생기자로 활동한다.



학교에서는 교내 수학경시대회 1등 상을 타기도 하고 운동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한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문제해결 능력에서 앞선다는 연구가 미국에서 나왔다”며 “학교에 아버지회가 있으면 꼭 가입하라”고 권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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