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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현장 무시한 서울시의 공공관리제

중앙일보 2011.07.19 00:28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교수




서울시에서 의욕적으로 도입한 도시·주거환경정비사업 공공관리제도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전문가들이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던 대로 1년이 지나 부작용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투명성 제고에는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장 만족도는 매우 낮다. 이는 공공관리제가 현장 관리·감독은 강화하면서 정작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돕는 지원책이 거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건국대 행정대학원과 사단법인 주거환경연합이 공동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현재의 공공관리제도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76.1%로 나왔다. 물론 이는 추진위·조합 임원들과 관련 업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였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일선 현장의 당사자들과 관련 업계 전문가의 평가가 이 정도라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공공관리 도입 당시 가장 큰 목표는 투명성 제고와 사업비 절감이었다. 투명성 제고는 선거를 통한 추진위 구성, 클린업 시스템 도입을 통한 정보 공개 등으로 상당 부분 개선이 됐다. 사업비 절감은 아직 공공관리를 통해 사업이 완료된 곳이 없기에 검증될 단계가 아니다.



 어찌 보면 공공관리제는 당초의 목적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계자의 인식은 왜 좋지 않은 것일까.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에서도 부작용이 있고 지원책은 없이 오히려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선거를 통해 추진위 구성 시기를 단축했지만 추진위 구성 이후 주민 갈등으로 홍역을 겪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클린업 시스템으로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일부 반대세력에서는 이를 이용해 집행부를 흠집 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정확하지 못한 사업비 및 분담금 산정 프로그램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를 둘러싼 책임 소재 논란도 벌어졌다. 업체 선정 과정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시공사 선정을 사업 인가 이후로 늦춘 상태에서 추진위·조합 운영비 조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담보대출은 애당초 쉽지 않은 문제고 과거 보증인을 5인에서 1인으로 낮췄다고는 하지만 일선 조합 입장으로는 자기 개인사업도 아닌데 자기 재산을 담보로 보증에 의한 신용대출을 받아 사업경비로 충당하기란 어불성설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선 현장에서는 공공관리제도를 ‘해 주는 것은 없이 참견만 하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뉴타운사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공공관리제도를 흠집 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가뜩이나 현장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재개발·재건축·뉴타운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은 도심 내 부족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효율적인 도시공간의 재구조화와 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등 도시경제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도시정비사업의 중단 없는 시행과 공공관리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공공관리’만이 아닌 ‘공공지원’이 적극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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