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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에 돈 몰린다

중앙일보 2011.07.19 00:21 경제 10면 지면보기
전화위복(轉禍爲福)일까. 대지진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일본 시장에 돈이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펀드 자금이 대거 일본 시장으로 향하면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대지진 직전 수준인 1만 엔 선에 근접했다.


2주 새 16억 달러 유입, 닛케이 지수 1만 엔 근접
복구 수요에 베팅 … 국내 일본펀드도 수익률 쑥쑥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전 세계 일본 주식형 펀드에는 9억6000만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최근 5년간 유입된 금액 중 가장 크다. 같은 기간 선진국으로 흘러간 자금(8억 달러)보다도 많다. 그 전주에도 7억1000만 달러의 자금이 일본으로 향했다. 2주 연속 대량의 자금이 일본으로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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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머니도 일본 주식의 큰손이 됐다. 일본의 경제전문지 ‘닛케이 베리타스’가 최근 발표한 상장 기업의 주식 보유 상황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국부펀드로 추정되는 ‘OD05 옴니버스’ 펀드가 최근 6개월간 5500억 엔의 일본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로의 ‘러브콜’은 대지진 이후 예상됐던 ‘복구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란 분석이 많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중국 등이 흔들리고 상품 시장도 지지부진하면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이 일본의 복구 수요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자금이 몰린 6월 이후 일본 증시는 2.9%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세계 주요 증시 중 4~5위권에 해당한다.



 ‘복구 스토리’의 중심에는 도쿄전력이 있다. 일본 정부가 마련한 ‘도쿄전력 배상금 지급 지원 법안’에 투자자가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손해배상 지원 기구를 신설해 배상금 지급을 위한 채권을 발행한 뒤 도쿄전력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법안의 주요한 내용이다. 야당의 반대에도 은행들이 ‘도쿄전력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서면서 도쿄전력이 지급 불능 상태를 면하게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2121엔이던 도쿄전력 주가는 6월 말 181엔(-91%)까지 떨어진 뒤 최근 480엔으로 바닥 대비 136% 이상 회복했다.



 일본 정부가 에너지 절약 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지며 가전업체 등의 수혜도 예상돼 일본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쓰나미로 파괴됐던 전력 시설의 복구도 속속 마무리되면서 5월 산업 생산이 전달에 비해 6% 상승하는 등 회복 단계를 밟고 있다.



 일본 증시가 살아나면서 ‘미운 오리 새끼’였던 국내의 일본 펀드도 ‘백조’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일본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2.65%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7%)을 크게 따돌렸다.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2008년 이후 3년간 568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지만 올 들어서는 67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재훈 연구원은 “당분간 대지진 복구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엔화 강세 등으로 인해 증시의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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