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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허영호의 82, 파격의 감각

중앙일보 2011.07.19 00:12 경제 15면 지면보기
<결승 2국> ○·허영호 8단 ●·구리 9단











제8보(81~94)=흑이 좌하에서 살고 백이 △로 들여다본 장면인데 바둑은 백 우세. 압도적 우세냐, 조금 우세냐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백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구리가 81로 받아 하변 백을 최대한 위협한 것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나 하변 백은 출구가 막히더라도 삶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A, B 등 외곽을 조이는 수가 선수로 듣고 있어서 이 백은 생각보다 안형이 풍부하다. 허영호 8단은 한술 더 떠 82로 높고 넓게 에워싸는 수를 두었는데 실로 호방하고 파격적이다.



 82 같은 수는 장고한다고 찾을 수 있는 수는 아니고 ‘감각적인 수’라고 할 수 있다. 박영훈 9단도 “감각적으로 좋은 수라는 느낌이 온다”고 말한다. 82는 좌변을 몽땅 집으로 만들겠다는 수는 아니다. 이 선에서 집이 된다면 흑집은 다 합해도 상대가 안 된다. 다시 말해 82는 한번 깨보라는 수이고 좌변이 깨지면 다시 상변을 지으면 된다는 여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구리의 83은 집요하다. 백의 엷음을 추궁하며 실리를 조금씩이나마 챙기고 있다. 84로는 ‘참고도’ 백1로 이으면 가장 두텁고 깨끗하다. 허영호의 84는 90까지의 수순을 내다본 것. 이렇게 두 점을 제압한 뒤 93 살자 94로 끊어 가는 수순이 강력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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