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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중견 배우들이 진행해 더 ‘맛있는 수다’

중앙일보 2011.07.19 00:11 종합 26면 지면보기



김수미의 수미옥
정보석의 청담동 새벽 한 시



쇼핑몰 CEO로 성공한 탤런트 김준희(가운데)가 김수미(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진행하는 ‘수미옥’에 출연해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TV 제공]





한 번 밥이나 먹자는 말은 ‘우리 얘기 좀 하자’는 거다. 밥 해줄 테니 놀러 오라면, 좀 더 속내를 보여달라는 말일 터다. 방송이라고 다를 게 없다. 요리를 매개로 한 토크쇼가 계속 재생산되는 이유다.



 젊은 남자 연예인을 내세우며 여심을 자극하던 요리 프로그램이 요즘은 중견 연기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케이블 QTV에서 ‘수미옥’ 진행을 맡은 김수미와 MBC에브리원 ‘정보석의 청담동 새벽 한 시’의 주인장 정보석이 선두에 나섰다.



 김수미는 4월부터 ‘수미옥’의 사장님이 됐다. 김수미가 운영하는 한식집에 손님이 찾아온다는 설정이다. 출연자가 먹고 싶다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준다. 영화배우 송새벽을 시작으로 시사평론가 진중권, 작곡가 유영석,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 탤런트 이순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초대됐다.



  출연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도 주목 받았다. 진미령이 전유성과 이혼을 결심한 독특한 사유가, 배우 이순재가 후배 연기자에게 들려준 따끔한 조언이 회자됐다. 트위터에서는 “요리도 토크도 거침이 없더라” “금요일 밤, 수미옥에 나오는 음식을 보면 야식의 욕구를 참을 수 없다” 등의 호평이 올라온다. 인터넷 주부 카페에서는 “이홍렬의 ‘참참참’ 이후로 모처럼 제대로 된 요리프로를 만난 것 같다” 는 수다가 이어진다. 시청률도 1%를 넘본다.



 백미는 김수미가 직접 내놓는 요리다. 솥에서 쪄내는 감자밥, 큼지막하게 만든 평양 왕만두, 산초가루를 넣어 끓인 동태찌개 등이 인기를 끌었다. 최선화 PD는 “김수미씨가 평소 스태프들에게 음식을 즐겨 해준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실제로도 잘하시더라”며 “거기서 오는 진정성이 출연자와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크쇼 ‘정보석의 청담동 새벽 한 시’를 진행하는 탤런트 정보석.



 정보석이 이름을 내건 토크쇼는 조금 색다르다. 골목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밥집이 무대다. 간판이 화려하지도 않고, 종업원들이 꾸벅 고개를 숙이지도 않는다. 마음이 축축해지는 날 혼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인장이 말없이 따뜻한 밥을 내어주는 곳. 그런 곳에서라면,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4일 첫 방영한 ‘정보석의 청담동 새벽 한 시’는 그런 밥집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토크쇼다. 드라마처럼 대본과 극중 설정이 있고, 그 안에 출연자를 끌어들여 이야기를 끌어낸다. 탤런트 주상욱·이정진 등이 출연했다. 일본 인기 드라마 ‘심야식당’을 옮겨왔다. ‘드라마 속 토크쇼’가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시청자도 많다. 정보석에 대한 두터운 신뢰 덕분이다. 어랑경 PD는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히고 싶은 중견 스타와, 무게감 있는 진행자를 원하는 제작진의 요구가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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