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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나라마다 다른 바보 구별법

중앙일보 2011.07.19 00:11 경제 15면 지면보기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 즉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일반적으로 ‘쑥맥’이라 부르는데 ‘숙맥’이 맞는 말이다. ‘숙맥(菽麥)’은 한자어로 콩(菽)과 보리(麥)를 뜻한다. 콩과 보리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온 말이다. ‘숙맥불변’에서 ‘불변’이 생략되고 ‘숙맥’만 남아 널리 쓰이고 있다. 요즘은 너무 순진해 숫기가 없는 사람이나 재미없는 사람이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바보를 부를 때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일까? 아니다. 중국에서는 콩·보리가 아니라 오곡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보다. ‘우구부펀(五穀不分)’이라고 해서 다섯 가지 곡식, 즉 쌀 ·보리 ·콩 ·조 ·기장 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멍청이라 부른다.



 일본에서는 말인지 사슴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보다. 바보를 ‘바카(ばか, 馬鹿)’라 부른다. 말(馬)과 사슴(鹿)의 차이를 모른다는 의미다. 다양한 우리말 어휘를 동원하면 ‘바카’는 바보·천치·멍청이·얼간이·맹꽁이·멍텅구리·반편이·반실이를 뜻한다. 간혹 우리가 속어로 ‘빠가야로’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멍청한 놈을 뜻하는 일본어 ‘바카야로(ばかやろう)’에서 온 말이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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