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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소녀 전지희, 성인·주니어 탁구 단식 싹쓸이

중앙일보 2011.07.19 00:07 종합 28면 지면보기



모로코 오픈 2관왕
중국 유망주 출신, 1월에 귀화
태극마크 달고 중국 꺾는 게 꿈





‘제2의 당예서’를 꿈꾸는 19세 전지희(포스코파워·세계랭킹 82위·사진)가 모로코 오픈 성인과 주니어 부문 단식을 석권했다.



 전지희는 18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끝난 국제탁구연맹(ITTF) 프로투어 2011 모로코 오픈 일반부 여자 단식 결승에서 히라노 사카야(일본·13위)를 4-0으로 꺾고 우승했다. 전지희는 전날 열린 21세 이하 여자단식 결승에서도 엘리스 아바트(프랑스)를 4-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전지희는 이번 대회 여자 단식 8강에서 이시하라 가스미(일본·9위)를, 준결승에서 왕웨구(싱가포르·10위)를 돌려세우는 등 강호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 여자 선수가 오픈대회 단식(성인 부문)에서 우승한 것은 2009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박미영(삼성생명·21위) 이후 2년 만이다. ITTF 홈페이지는 랭킹 82위에 불과한 전지희가 우승한 것을 두고 “센세이셔널한 등장”이라고 표현했다.



 전지희는 지난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선수다. 그는 중국의 탁구 명코치 인샤오의 문하생 출신이다. 14세였던 2006년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 중국 청소년대표로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이후 탁구 최강국인 중국의 치열한 내부 경쟁을 견뎌내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다가 돌파구로 귀화를 선택했다.



 포스코파워의 김형석 감독은 “한때 탁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가 지인의 권유로 한국 귀화를 결심했다더라”고 설명했다. 전지희는 귀화를 결심한 후 3년 만에 한국 국적을 얻었다.



 전지희는 키 1m59㎝·몸무게 57㎏의 다부진 체격으로,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이다. 한국 선수들에게서 보기 드문, 코스가 깊은 백핸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김형석 감독은 “2000년대 초반 랭킹 1위였던 왕난(중국)의 백핸드를 보는 듯하다”고 했다. 다만 아직 힘과 체력이 부족한 게 약점이다. 전지희는 ‘귀화 선수의 경우 귀화 4년 뒤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ITTF 규정에 따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한국 대표로 출전할 수 있다. 김형석 감독은 “전지희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중국을 꺾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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