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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비싼 주유소 500곳 들여다보겠다”

중앙일보 2011.07.19 00:05 경제 4면 지면보기



정유사-주유소 책임 미루기 압박
“장부 보겠지만 단속 아닌 조사”



최중경 장관



정부가 기름 값을 비싸게 받는 주유소의 장부를 직접 들춰보겠다고 나섰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름 값 상승의 책임 소재를 놓고) 정유사와 주유소가 서로 손가락질하는데 누가 옳은지 들여다보겠다”며 “가격이 제일 높은 주유소부터 500개를 샘플링(표본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부를 보겠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장부도 보고 그래야지”라고 답했다. 다만 과잉 개입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단속이 아니라 서베이(조사)”라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상반기 정유사들을 향해 직접 기름 값의 원가 계산을 해보겠다며 압박을 가해 L당 ‘100원’ 인하를 이끌어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주유소를 대상으로 ‘계산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그는 “유가 문제는 덜 내린 만큼 덜 올려야 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15일 물가대책회의에서 정유사들의 기름 값 인하 조치가 있었던 3개월간 실제 휘발유 소비자 가격 인하 효과는 평균 56원에 그쳤다는 소비자시민모임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기름 값의 과도한 인상을 경계했다.



  최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유업계는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정부가 고유가의 부담을 다시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며 억울해하는 표정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 주유소의 기름 값은 공급가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경쟁 상황과 땅값 등이 반영돼 결정된다”며 “장부를 들여다본다고 뾰족한 수가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유소 업계에선 불쾌감 속에서도 아예 이번 기회에 속시원히 가격 구조를 확인하 자는 반응도 나온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 정유사와 주유소가 어떻게 이윤을 남기는지, 고유가의 책임이 있다면 어느 쪽에 있는지 제대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장관의 ‘압박’은 업계뿐 아니라 타 부처로도 향했다. 원유 관세 인하 문제와 관련해 그는 “국민 정서를 감안해 (정부도) 성의표시 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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