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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분석] 북, ‘김정일이 보내주신…’ 동물원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2011.07.18 15:57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평양의 중앙동물원을 현지지도(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은 중앙동물원은 후대들에게 물려줄 나라의 귀중한 재부”라고 강조했다는 것. 하지만 실제 이 동물원은 개원(1959년 4월)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로부터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올해 5월 조선중앙통신이 방영한 3분30초 가량의 동물원 소개 영상을 보면 황량하다. 동물원 관계자는 “60여 개 사육장에 650여 종, 6000여 마리의 동물을 관리하고 있다”며 “동물의 거주 환경은 주변 경치와 어울리는 곳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상 속의 사육 환경은 상당히 낙후돼 보였다. 희귀 동물은 거의 찾을 수 없고 동물 개체 수도 아주 적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보내주신 선물’ 푯말이 달린 우리 안에는 깡 마른 호랑이 세 마리가 맥없이 어슬렁거렸다. 호랑이의 먹이는 소고기나 닭과 같은 육류다. 북한의 경제사정 상 엄청난 양의 먹이를 감당하기 힘든 것 아닌가 짐작케했다. 견사엔 시추ㆍ푸들 등 3~4마리가 털이 엉키고 때가 묻은 상태로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하마ㆍ침팬지ㆍ물개ㆍ공작새와 같은 흔하지만 한반도에선 보기 힘든 동물들은 영상에 노출되지 않아 의문을 갖게 했다.











북한 내 소식통들은 "적지 않은 동물들이 브로커를 통해 개인에게 팔려나갔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 봄 한 대북매체가 '중앙동물원에 있던 보호동물이 길거리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했었다. 황구렁이, 고슴도치, 뉴트리아(늪너구리), 원숭이 등이 군당국 간부들에게 애완용이나 몸보신용으로 매매된다고 한다. 동물원 측이 운영 자금을 구하기 위해 몰래 내다 팔거나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북한은 동물원에 현대식 수의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곳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 건축면적이 2000여㎡에 달하는 곳에 수술실, 집중치료실, 초음파실 등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사람을 치료하는 보건소보다 시설이 훨씬 좋다.



한편 영상이 공개된 시기에 미국의 환경 뉴스 사이트 ‘마더 네이처 네트워크’는 이곳을 ‘가장 슬픈 동물원’ 6곳 중 하나로 뽑았다. 동물을 학대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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