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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응급피임약 복용자가 알아야 할 5가지

중앙일보 2011.07.18 04:58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요즘 난데없이 응급피임약이 의사·약사들의 논쟁거리로 부각됐다. 대한약사회가 치고 나왔다. 전문약으로 분류된 응급피임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불씨를 점화시켰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에 동조했다. 모두 편의성을 내세웠다.



 그러자 대한의사협회는 ‘일반약 전환은 절대 불가’라며 펄쩍 뛰었다. 산부인과학회는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일반약인 일반피임약도 전문약으로 재분류해 피임약 선택부터 복용까지 산부인과 전문의의 피임 상담과 함께 처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 반대 운동을 주도하던 산부인과 의사들도 응급피임약이 전문약이어야 한다는 데는 단호한 입장이다. 예외 없이 안전성을 앞세웠다.



 2001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응급피임약은 지난해 59억원어치가 팔렸다. 시장은 현재 현대약품 ‘노레보’와 바이엘헬스케어 ‘포스티노’가 양분하고 있다. ‘노레보’는 약 30억원, ‘포스티노’는 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IMS헬스데이터).



 응급피임약은 고농도의 황체호르몬이 주성분인 호르몬 약이다. 성관계 전에 먹는 일반피임약도 호르몬 약이긴 마찬가지다. 황체호르몬과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으로 구성된 약이 대부분이다. 응급피임약과 다른 점은 황체호르몬이 훨씬 적게 들어 있다는 것이다. 예로 응급피임약 1회 분엔 1.5㎎이나 들어 있는 황체호르몬이 피임약인 ‘미니보라’엔 10분의 1인 0.15㎎이 함유돼 있다.



 이처럼 응급피임약은 다량의 호르몬을 한꺼번에 복용해야 하므로 신체적 부담·부작용 우려가 크다. 부작용으로 구토 증상도 곧잘 일으킨다. 민감한 여성은 속쓰림·두통·어지럼증·피로감·유방통 등 불편감을 호소한다. 토하다가 약까지 뱉어 피임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응급피임약의 분류는 국가마다 다르다. 미국·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선 일반약이다. 한국·독일에선 전문약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6년 8월 응급피임약인 ‘플랜 B’(‘노레보’의 미국 상품명)를 마트에서 판매 가능한 OTC(over-the-counter)약으로 분류했다. OTC약은 우리의 수퍼 판매 약에 해당한다. 단 이때는 18세 이상 여성만 의사 처방 없이 약을 살 수 있도록 했으나 2009년 미국 뉴욕 법원은 응급피임약 판매에 연령 제한을 두지 말라고 판결했다.



 의협·약사회의 응급피임약 논란이 어떻게 종결되든 상관없이 이 약의 응급피임약의 복용자가 꼭 기억해야 할 것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사전) 피임약 대신 응급피임약에 의존하는 것은 손해막급한 일이다. 피임약은 피임성공률이 99%에 이른다.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생리주기가 28일인 경우 생리 첫날부터 21일간 매일 한 알씩 복용하고 7일간 복용을 쉬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다. 흔히 응급피임약을 ‘사후 피임약’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선 관계한 다음날 아침에 먹는 약(morning-after pills)으로 통한다. “응급피임약이 피임약 대신 사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사후피임약이란 용어부터 없애야 한다”는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최안나 대변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여겨진다.



 둘째, 성 관계 뒤 3일이 지나면 먹을 필요가 없다. 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해 임신을 막아주는 약이 응급피임약이다. 가임 기간(배란일 전 7일~배란일 후 1일) 중 복용하면 피임 성공률은 성관계 후 24시간 이내 95%, 48시간 이내 85%, 72시간 이내 58% 수준이다. 3일이 지나면 몸만 축날 뿐이다(한림대 성심병원 산부인과 강정배 교수).



 셋째, 수정란이 일단 착상되면 소용이 없다. 착상 후(임신 12주 이내)에도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이른바 낙태약(RU-486)은 국내에서 시판 허가가 나지 않았다. 유럽·중국 등에서 허용된 RU-486은 임신 유지에 필요한 여성호르몬·황체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성분이 든 약이다.



 넷째, 반복해서 먹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복용하는 것은 피한다. 남용하면 생리 주기가 바뀌기도 하고 자궁출혈이 생길 수 있어서다.



 다섯째, 피임약 여러 개를 응급피임약 대신 복용하는 것은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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