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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호, 밝은 표정에 필체도 흔들림 없이 …

중앙일보 2011.07.18 00:14 종합 31면 지면보기



교보문고서 소설책 사인회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와
영등포·대구·부산도 가기로
“암은 신이 주신 최고 선물”



소설가 최인호(오른쪽)씨가 암 발병 뒤 3년여 만에 처음 대중 앞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자신의 새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사인회를 연 그는 “독자들의 눈빛을 보며 감동 받았다”고 벅찬 소회를 털어놨다.





소설가 최인호(66)씨가 2008년 봄 침샘암 발병 후 3년여 만에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아 지난 5월 출간한 자신의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여백미디어) 사인회를 열었다.



 독자들과의 만남은 정각 4시에 시작해 5시 10분까지 70분간 진행됐다. 환자에게는 긴 시간이었지만 그를 보려는 이들에겐 짧은 순간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음에도 최씨의 사인을 받으려는 독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고, 책 400여 권이 팔렸다.



최씨는 목 왼쪽 부위에 치료 흔적을 가리는 거즈를 붙이고 그 위에 목도리를 둘렀다. 가끔 말할 때는 목소리가 탁했다. 하지만 사인회 내내 표정이 밝았고 사인의 필체도 흔들림이 없었다. 인연 있는 독자들과는 인사도 주고받고 환하게 웃으며 함께 사진도 찍었다. 건강해 보였다.



 최씨는 소설 출간을 전후해 본지를 포함한 몇몇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암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겁지겁 죽는 일 없이 대비를 할 수 있게 돼 오히려 다행스럽다는 의미다. 소설책이 잘 나가자 “매 순간 전성기가 아닌 때가 없었지만 요즘이야말로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말도 했다.



 이날 사인회도 일주일 전쯤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최씨는 독자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 소설 독후감을 출판사가 모아서 전해주면 열심히 읽는다고 한다. 그중 몇몇 응원의 글에 마음이 움직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결국 “내가 독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사인회”라며 사인회 일정을 잡도록 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모두 17만 부를 찍었고 그중 15만 부가 팔렸다. 23일에는 교보문고 서울 영등포점, 30일에는 대구점, 31일에는 부산점과 부산 영광도서에서 각각 사인회가 열린다.



글·사진=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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