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철희 선임기자 인터뷰]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중앙일보 2011.07.18 00:12 경제 11면 지면보기



로펌서 정부·기업 전문가 채용하는 건 세계적 추세



이철희
사회선임기자




1973년 김&장 법률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대학 동기로 설립 변호사(Founding Partner)인 김영무 변호사와 장수길 변호사의 이름을 땄다.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수십 년간 한국 법률시장의 부동의 1위로 명성을 떨친 김&장이 탄생한 것이다. 김&장은 국제 법률서비스에 치중한 국내 최초의 영미식 로펌이기도 하다. 김&장의 성장 과정은 국내 법률시장의 발전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김&장의 수많은 첨단 법률서비스가 법률시장을 개척하면서 지평을 넓힌 것이다.



글=이철희 사회선임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김&장이 비약적 발전을 하는 과정엔 두 명의 설립 변호사와 함께 1979년부터 대표변호사에 합류한 이재후 변호사의 역할도 크다. 법조계 최고의 파워집단인 김&장에서 소홀하기 쉬운 ‘인화와 소통’의 리더십을 앞세워 서울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 사법연수원 수석 등이 즐비한 김&장을 합리적으로 이끌고 있다.



 김영무·장수길·이재후 대표로 이뤄진 ‘트로이카’ 시스템은 1993년 제14대 주미대사를 마친 현홍주 변호사가 대표로 합류하면서 ‘콰트로’ 체제로 확대돼 전천후 토털 법률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법률시장 개방 시대에 맞춰 김&장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재후 대표를 12일 만났다.









[사진=김상선 기자]






 -법률시장이 개방되자 외국계 로펌에 의한 스카우트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영국계 로펌들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의 2~3배를 제시하며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김&장이 주요 타깃이라는 얘기도 들립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들은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로펌 대부분이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인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장은 변호사가 가장 많고 개인적 능력도 뛰어나다 보니 더욱 관심을 가질 것으로 여겨집니다.”



 -외국 로펌이 들어오면 크로스보더 딜, 국내 기업의 해외 소송 등 규모가 큰 사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외국 로펌들이 김&장과 가장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김&장은 지난 40여 년간 전문성과 국제업무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외국 로펌들과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사안에 따라 협력하고, 또 사안에 따라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그런 관계가 펼쳐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외국 로펌들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세계적인 로펌들은 국내 로펌이 갖고 있는 전문성에 추가로 뛰어난 정보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정보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클라이언트 마케팅을 하곤 합니다. 앉아서 의뢰인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인맥과 정보를 동원해 의뢰인을 찾아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국회에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금감원·국세청 출신 등의 고위 공직자들이 퇴사 후 2년간 국내 대형 로펌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김&장은 토털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국세청 등의 퇴직자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데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세계적으로 법률서비스가 전문화·다양화·복잡화되면서 로펌에 변호사 외에도 행정부·기업·학계 출신 등의 전문가가 모여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펼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추세가 외국 로펌이나 해외 대형 컨설팅 업계에 비해 국내 로펌들이 역차별을 받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앞으로 순리에 따라 잘 해결되리라고 기대합니다.”



 -김&장은 80년대 이후 국내 법률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변호사를 비롯한 개개인의 투철한 전문가 정신과 헌신의 노력, 고객을 우선하는 문화, 구성원 상호간의 인화와 단결이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김&장의 벤처정신과 이노베이션 정신이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젊은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전문화와 대형화, 팀플레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이 모두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정신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간 2~5위권 로펌들이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법률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김&장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섣부른 분석도 나옵니다.



 “국내 로펌 간의 선의의 경쟁은 우리나라 법률시장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법률시장 개방 시대에 우리 로펌들이 해외 로펌들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로펌 일각에서 김&장의 정체성과 운영 시스템에 대해 논란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의 대형 로펌들도 대부분 김&장과 같은 조합 형태의 로펌입니다. 그럼에도 저희들에게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좀 더 자신을 돌아보고 소통을 강화하는 좋은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국내 로펌과 비교해 김&장의 장점과 특징이 있다면.



 “고객제일주의, 구성원 간의 인화단결이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장의 강점이자 구성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고객제일주의입니다. 예를 들어 막 입사한 신참 변호사가 선배로부터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고객에 대한 자세입니다. 고객 면담, 일의 처리 과정, 목표의 설정과 대안의 모색 등 모든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고객에 맞춰져 있습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점심시간을 12시가 아닌 12시30분에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재후 (71) 대표변호사는 ‘산사나이’다. 서울고등학교 산악반 시절부터 틈만 나면 산을 찾는다. 한국에서 가보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다. 안나푸르나를 비롯해 히말라야 봉우리의 4000∼5000m 고지를 열 번 가까이 등반했다.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를 등정하기도 했다. 그의 도전정신과 일에 대한 열정의 원동력은 산인 것이다. 1958년 서울대 전체 수석으로 법대에 입학했다. 재학 중 고등고시(13회)에 합격하고 해군 법무관을 거쳐 법관에 임명됐다. 서울지법과 고법 판사를 거쳐 선진 법률제도를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79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끝으로 법복을 벗고 김&장 대표로 변신한다. 한일변호사협의회 회장과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법학원 원장과 엄홍길휴먼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수상했다.



● 좋아하는 음식 황해도식 김치찌개

● 즐겨 입는 양복 브랜드 가리지 않고 기성복 구입

● 즐겨 신는 구두 기성화

● 자주 매는 넥타이 그린·연두색 계통

● 즐겨 마시는 술 소주·막걸리

● 애장서 부친인 고(故) 이항녕 박사의 장서

● 승용차 에쿠스 380

● 좋아하는 운동 등산·골프(핸드 18)

● 좌우명 ‘지성이면 감천’

김&장은 …



1973년 설립



● 변호사 숫자 535명(한국변호사:415명, 외국변호사:120명)



● 운영철학 인화, 고객제일주의, 전문가정신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