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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력장사 비리의 끝, 명신대

중앙일보 2011.07.18 00:10 종합 34면 지면보기
전남 순천에 있는 4년제 사립대인 명신대는 ‘학력 장사’로 전락한 부실 대학의 전형을 보여줬다.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에 적발된 명신대에선 돈만 내면 학점을 줬다. 등록금 등 교비(敎費)는 설립자 가족의 쌈짓돈에 불과했다. 1999년 설립 때부터 각종 비리와 불법을 저질러온 이 대학이 지금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운영해온 경위가 더 궁금하다. 교과부는 명신대를 ‘부실 사학 퇴출 본보기’로 삼겠다고 공언했지만 감독 당국으로서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든 책임도 함께 져야 할 것이다.



 감사 결과 명신대는 족벌(族閥) 경영, 횡령, 학점 남발 등 온갖 비리로 얼룩져왔다. 설립자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처, 딸·아들, 외조카를 각각 이사장, 총장, 부총장, 총무처장에 올렸다. 총장직에서 물러난 설립자에게 1억원이 넘는 생계비와 아파트 관리비, 차량 유류 대금까지 공금에서 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집행한 돈이 68억원에 이르렀다. 등록만 하면 출석과 상관없이 학점을 준다는 소문도 진실이었다. 지난해 재학생과 시간제등록생 2만2000여 명이 출석 기준에 미달하고도 학점을 땄다. 학점을 돈 주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도 이 학교가 교과부가 파악한 2010학년도 졸업생 평점평균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91.92점을 기록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니 어이가 없다.



 ‘대학이라고 할 수 없는 대학’은 곳곳에 숨어 있다. 간판만 대학이지 교육을 장사 수단으로 악용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교수 월급 13만원’으로 파문을 일으킨 전남 강진의 전문대학인 성화대학에 대한 교과부 감사도 곧 공개된다고 한다.



 교과부 감사 결과는 등록금 인하 논쟁 속에 나왔다. 비싼 대학 등록금은 내릴 수 있다. 등록금 인하를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가 재정 지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실 대학 퇴출과 대학의 자구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등록금 지원이란 명분으로 세금을 쏟아부어 부실 대학을 연명시키는 산소호흡기가 되게 하는 실수를 저질러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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