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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갖고 장난해’ … 뿔난 푸틴

중앙일보 2011.07.18 00:05 종합 14면 지면보기



‘독일이 본받을 만한 인물’
수상자 발표 하루만에 철회





블라디미르 푸틴(59·사진) 러시아 총리에게 상을 주려던 독일의 비영리단체가 국내외 반발에 밀려 시상 계획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는 16일(현지시간) 독일의 비영리 단체 ‘베르크슈타트 도이칠란트’가 독일 통일을 기념해 ‘2011년 독일이 본받을 만한 인물’로 선정한 푸틴 등 4명의 후보에 대한 시상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전날까지 이 단체가 시상하는 콰드리가(Quadriga)상 수상자 명단에 있었다. 콰드리가는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위에 세워진 4마리 말이 끄는 2륜 전차를 일컫는다. 수상자에게는 콰드리가를 작게 축소한 모형을 수여한다. 그러나 푸틴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야당과 시민단체, 언론이 비난에 나섰고 결국 시상 계획이 철회됐다.



 이 단체는 매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을 기념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개척 정신을 갖춘 인물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해 왔다. 푸틴은 러시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고 독일·러시아 관계를 안정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 단체의 이사회 멤버 일부마저 “푸틴은 민주주의를 후퇴시켰고 자유를 억압했다”며 “인권을 존중한 인물과 거리가 멀다”며 이사회를 탈퇴했다. 2009년 이 상을 탄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만약 푸틴이 상을 받게 되면 내가 받은 상은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반발은 결국 4명의 수상 후보자 전원에 대한 시상 계획을 철회시켰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총리 공보실장은 “상당히 모순되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처음에 수상자를 결정한 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을 때에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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