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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파워스타일] 국회의원 박선숙

중앙일보 2011.07.16 00:35 주말섹션 15면 지면보기



한 치수 넉넉하게 입는 까닭은 …





최초의 청와대 여성 대변인 출신 국회의원. 이런 수식어를 듣는다면 누구나 화려한 이미지부터 떠올리겠지만 박선숙 민주당 의원(전략홍보본부장)은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수수하다. 오죽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를 가리켜 ‘겉은 수양버들 같지만 속은 강철 같은 여자’라고 평가했을까. 처음 스타일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첫마디도 “무슨 나처럼 촌스러운 사람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지나간 사진을 찾아봐도 시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똑같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가 ‘예쁜 척하지 않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더 좋아한다.



 12일 오후 의원실을 방문했을 때 그는 하얀 셔츠에 남색 바지 정장을 입고 검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새 옷 같다고 했더니 “10년 된 옷”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청와대 대변인(2002~2003년) 시절 디자이너 김영주의 옷을 80% 세일할 때 구입했다고 한다. 구두 역시 10여 년 전 이화여대 앞 트렌드북에서 구입한 것이다. 광이 나게 닦아서 새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수선한 흔적들이 보인다. 흰색 셔츠는 남대문 시장에서 1만8000원에 산 것인데, 특히 몸에 잘 맞아 세 벌이나 샀다고 한다. 여기에 푸른색 옥으로 만든 브로치 ①를 가슴에 달아 포인트를 줬다. 지난달 산업 디자이너인 친한 후배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이렇게 같은 옷을 여러 벌 갖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변화나 화려함보다는 안정감과 신뢰를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그는 남성처럼 정장 스타일은 그대로 두되 와이셔츠만 바꿔 입는 형식으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런 패션은 환경부 차관 시절과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이어지고 있다. 딱 한 번 박 의원으로서는 파격적인(?) 의상을 입은 적이 있다고 한다. 바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객원교수로 지낼 때다. 이때는 정장 재킷에 청바지를 주로 입었다.



 그는 옷을 한 치수 큰 것으로 사 입는다. “딱 맞는 옷을 입고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회 출석률은 94%에 달하는데, 이는 당 차원의 보이콧 등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거의 모든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에 출석한다는 의미다. 상임위에 출석하면 들락날락하는 법 없이 온종일 자리를 지킨다.



 그런 그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누군가의 손때가 묻고 추억이 깃든 것들이다. 15년 전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 엄마에게 선물한 지점토 꽃 한 송이 ②, 어머니와 언니가 함께 한껏 멋을 부리고 사진관에서 찍은 가족사진 ③등이다. 무엇보다 그가 애지중지하는 건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둘 당시 출입기자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다. 감사패에는 ‘미소가 잔잔한 박선숙’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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