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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브라운의 뷰티 다이어리] 태양빛으로 화장해 볼까요

중앙일보 2011.07.16 00:35 주말섹션 14면 지면보기






바비브라운
‘바비브라운’ 창업자




어제 나는 비공식적인 메이크업 강연을 했다. 비공식적이란 게 뭐냐고? 예전 글을 통해 말한 적 있는데, 나는 운동을 좋아하고 매일 운동을 하기 때문에 내 작업 스튜디오 옆에 ‘3sixty’라는 피트니스 센터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직원들은 물론이고 동네 주민들까지 편하게 와서 운동하는 공간이 됐다. 나와 운동시간이 비슷해 친해진 트레이시가 운동을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는 내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바비, 운동하러 온 사람한테 일에 대한 질문을 해서 미안한데 몇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나는 흔쾌히 그러라고 했고 우리는 피트니스 센터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를 본 다른 이웃들이 한 명씩 합류하면서 즐거운 수다와도 같은 비공식 메이크업 강연이 시작된 것이다. 뉴욕 여름의 핫트렌드인 오이와 레몬을 넣은 미네랄 워터를 한 병씩 앞에 놓고 말이다.



 







트레이시의 고민은 태닝이었다. 그러고 보니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구릿빛 피부를 보여주는 태닝은 건강함의 대명사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이 태닝이나 태닝한 것 같은 메이크업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한다. 트레이시는 LA에 살다 몇 년 전 일 때문에 뉴욕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LA는 거의 하루 종일 태양이 빛나잖아요. 전 서핑과 하이킹을 즐겨서 사계절 내내 태닝한 피부예요. 태양에 그을린 피부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뉴욕에 와서 보니 제 태닝한 피부가 촌스럽게 느껴지는 거예요.” 트레이시의 고민은 미국의 지역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국은 사계절이 분명해 계절에 따라 메이크업 방법이 달라지고 태닝에 대해서는 태양이 뜨거운 한여름에 관심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지역적으로 계절이나 자연환경이 달라 선호하는 메이크업이나 태닝에 대한 시각에 차이가 있다. 바비브라운 제품들도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들이 다 다르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제품을 개발할 때도 미국의 지역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우선 내가 있는 뉴욕은 일반적으로 태닝 룩을 좋아하지 않는다. 촉촉하게 보습이 잘 된 광채 나는 피부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에 스킨 케어에 매우 신경을 쓴다. 과도한 반짝임도 싫어한다. 하지만 날씨가 음산한 겨울철이나 초여름에는 약간의 태닝 효과를 주기 위해 브론저를 조금 바르기도 한다. 이에 반해 LA와 캘리포니아 남부는 트레이시의 말처럼 하루 종일 태양이 빛나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서핑, 해변에서 달리기 또는 하이킹 등 야외에서 운동하고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 비치 브론즈 룩이 유행한다. 얼굴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바르는 경향이 있지만 몸은 태닝해 건강하게 빛나는 피부를 자랑하는 것이다. 셀프 태닝 제품들도 인기가 있다.



 1년 내내 활동하기 좋은 날씨를 가진 댈러스 사람들 또한 태닝하는 걸 즐긴다. 하지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자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 몇 년간은 태닝의 효과를 주는 브론저의 인기가 높다. 댈러스는 공기가 습해 매트한 피부를 선호한다. 파우더를 특히 좋아한다. 미국의 중남미로 불리는 마이애미 역시 햇살이 내리쬐는 도시라 이곳 사람들은 태닝한 아름다운 피부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곳 또한 자외선 차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몸은 태양에 태우지만 얼굴은 태우지 않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몸과 얼굴의 피부톤 균형을 맞추기 위해 브론징 파우더를 사용한다. 이곳 여성들은 피부가 반짝이는 것을 싫어한다. 뺨 주위에 살짝 투명한 광채가 나는 매트한 피부를 선호한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서도 태닝 효과를 내고 싶은 여성들이 애용하는 게 브론즈 메이크업이다. 브론즈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 표현. 피부톤보다 반 정도 어두운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꼼꼼히 발라준다. 가장 자연스러운 브라운 계열의 브론저를 T존 또는 눈꼬리에서 광대뼈까지 연결되는 C라인에 소량을 펴 발라 생기 있고 입체감 있는 피부를 연출한다.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이마나 뺨, 코, 턱 등 일반적으로 햇빛이 가장 많이 닿는 부분에만 부분적으로 바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 팔, 목둘레에도 바르는 걸 잊지 말자. 단 몇 초 만에 햇볕에 그을린 듯한 섹시하고 건강한 구릿빛 피부로 변신하는 브론즈 메이크업이 완성된다.



 트레이시와 이웃 주민들은 미국 내에서도 메이크업 선호가 다르다는 데 새삼 놀라는 표정이었다. “바비, 고마워요. 앞으로 뉴욕에서 어떤 메이크업을 해야 할지 감이 오네요.” 트레이시의 밝아진 얼굴에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태닝을 하든 안 하든,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여성이 있기에 세상이 또 한 단계 더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닐까.



바비브라운 ‘바비브라운’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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