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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변덕’

중앙일보 2011.07.16 00:12 종합 17면 지면보기



“추가 부양책 준비 않고 있다”
3차 양적완화 시사 하루 만에 말 바꿔







벤 버냉키(Ben Bernanke·사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에 국제 금융시장이 춤을 췄다. 버냉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현재로선 추가 경기부양책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애초 예상과 일치하는지 향후 몇 달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결정한 지난해 8월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며 “지난해 8월보다 높아진 물가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 모처럼 오름세를 타던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54.49포인트(0.44%) 떨어졌다.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실망감에 국제유가도 주저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 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56달러(2.5%) 떨어진 배럴당 95.6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3주 내 최대 하락폭이다.



 버냉키의 발언에 주식·상품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건 전날 그가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전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최근의 경기둔화 양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계속 둔화하고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연준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그는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3차 양적완화 정책 외에 은행이 연준에 맡긴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를 낮추거나 초저금리 정책 유지기간을 명시적으로 알려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채 가시지 않았으나 버냉키의 구체적인 설명에 이날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시장에 3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버냉키는 이튿날 발언을 번복했다.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2주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지표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버냉키가 앞으로도 당분간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줄타기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깨야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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