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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태석 신부, 휠체어 노모 가슴에 국민훈장으로 빛나다

중앙일보 2011.07.16 00:08 종합 22면 지면보기



‘나눔과 봉사의 주인공’ 24명
국민이 주는 훈·포장 받아
이 대통령 어제 시상 뒤 오찬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지인 수단의 톤즈에서 병원을 짓고 하루 300여 명의 환자를 보살피다 지난해 대장암으로 작고한 이태석(향년 48세) 신부가 15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그의 의료·교육 봉사활동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본 사람들이 적극 추천해 이뤄진 일이다. 또 13세 때 지뢰사고로 양손을 잃은 뒤 1994년부터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서 4만㎡의 염전을 일구며 연수익의 4분의 1인 500만원을 매년 이웃돕기에 써온 ‘양손 없는 소금장수’ 강경환(51)씨는 국민훈장 동백장의 주인공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두 사람을 포함, ‘나눔과 봉사의 주인공’ 24명에게 훈·포장을 주고 오찬을 함께했다. <표 참조>



 이 대통령은 “이번부터 국민이 추천했기 때문에 진정으로 국민이 인정한 봉사”라며 “여러분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여러분의 활동이 주변으로 퍼져 우리 사회가 따뜻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경남고를 졸업하고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이 신부는 사제이자 의사, 교육자이자 음악가·건축가였다.














 그는 오랜 내전에 시달렸던 톤즈에서 직접 병원을 건축해 나병환자들을 치료하고, 우물을 파서 톤즈의 식수난을 해결했으며, 초·중·고등학교 과정이 개설된 학교도 만들었다. 전쟁으로 상처받은 원주민 치료의 목적으로 피리와 기타를 가르쳐 브라스 밴드(brass band)도 구성했는데, 그의 밴드는 정부 행사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날 이 신부의 모친 신명남(89)씨가 형 이태영 신부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훈장을 받았다.



 서울 논현동에서 어도일식을 운영하며 수익 10억여원을 어려운 이들에게 내놓은 배정철(48·국민포장)씨는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고 고생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 보니 이런 상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34년간 청주에서 자원봉사를 한 주부 노금자(65·국민포장)씨는 “누가 알아주길 바라서, 누가 즐거우라고 하는 게 아니다. 내 스스로의 행복찾기였다”고 소감을 밝힌 뒤 울먹였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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