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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안철수가 말하는 청년창업 성공 1원칙

중앙일보 2011.07.15 00:19 경제 8면 지면보기






권희진
경제부문 기자




여기 젊은 의대 교수가 있다고 해보자. 그가 어느 날 이 직함을 내놓고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한다. 주변의 반대는 물론, 기로에 선 그의 인간적 불안이 어떨지는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는다. 모든 걱정을 뒤로 한 채 그는 새로운 길로 나선다. 그가 세운 기업은 벤처 거품을 뚫고 우리나라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우뚝 서 있다. 안철수연구소 설립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얘기다.



 지난달 말 본지와의 인터뷰<본지 7월 12일자 2면>에서 안 원장은 청년 창업에 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창업 성공 우선 조건으로 그는 혼자 창업하지 말 것을 권했다. 혼자보다 두 명 이상이어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격과 전문 분야도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같은 전공끼리의 의기투합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람은 내성적이고 다른 한 사람은 외향적이며, 한 사람은 소리지르고 또 한 사람은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혼다 쇼이치로(本田宗一郞)와 후지사와 다케오(藤澤武夫) 같은 식이다. 혼다는 기술의 신, 후지사와는 영업의 신으로 불린다.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 오늘날의 혼다를 일궈냈다. 안 원장은 “회사는 창업자의 그릇 크기만큼 크는 법”이라며 “자기가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을 인정해야 한다. 마케팅 잘하는 스티브 잡스와 기술을 아는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을 공동 창업한 모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주목을 더 끈 부분은 ‘창업가 정신’이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다”고 했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안전지향적”이라고 꼬집으며 젊은이들의 빈약한 도전정신을 개탄했다. 안 원장은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권유할 충분한 자격을 갖춘 듯 보였다. 그가 걸어온 길이 도전의 참된 가치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잘 포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안 원장이 창업의 길로 들어서면서 의사 직업을 포기한 게 이해 안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안 원장은 그것을 내려놓았다. 마음에 품은 꿈과 열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음 깊은 목소리에 가치를 두고 도전해온 그의 삶과 열정이 젊은이들에게 큰 귀감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권희진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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