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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엉뚱한 환자 조직검사 결과 보내…멀쩡한 가슴 절제한 서울대병원 책임 없다”

중앙일보 2011.07.15 00:11 종합 16면 지면보기
세브란스병원이 보내온 다른 환자의 유방암 조직검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대병원이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멀쩡한 환자의 가슴을 절제 수술한 의료사고 사건에서 서울대병원은 배상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손배소 파기 환송

2005년 7월 김모(45·여)씨는 “오른쪽 유방에 팥알만 한 혹이 있다”는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김씨는 곧바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담당 외과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김씨의 양쪽 가슴에서 작은 종양 2개씩을 발견했다. 그는 이어 “이 종양들이 암인지 판단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김씨의 가슴에서 조직을 떼어내 병리과에 보냈다.



 일주일 뒤에 뒤바뀐 다른 환자의 조직검사 결과를 토대로 의사는 김씨의 오른쪽 가슴 종양이 ‘침윤성 유방암’이라고 진단하고 이를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김씨는 다른 병원에서 검진을 다시 받기로 하고 6일 뒤 서울대병원을 찾아갔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받아온 의료기록을 살펴본 서울대병원 의사는 간단한 촉진 검사를 한 뒤 “유방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가 초음파 검사 등을 거쳐 김씨는 오른쪽 가슴의 4분의 1 정도를 잘라내야 했다.



 그러나 막상 수술로 떼낸 오른쪽 가슴에서는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 유방암이 아니라 양성종양에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 임상병리사가 다른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 김씨의 이름을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김씨는 두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세브란스병원에만 395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재검사를 소홀히 한 서울대병원의 책임도 있다며 두 병원이 함께 51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제2부는 14일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브란스병원의 조직검사 슬라이드 제작 오류 및 유방암 판독상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 환자를 진찰하게 된 병원의 의사가 조직검사 자체를 다시 시행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며 서울대병원 측은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의 과실로 검진을 받은 사람 자체가 뒤바뀐 상태였으므로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조직검사 슬라이드를 넘겨받아 재판독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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