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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극화, 대학에도 그대로 투영‘알바 > 스펙 > 부실취업난’ 악순환

중앙선데이 2011.07.11 11:02 226호 4면 지면보기
턱없이 모자라는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한 ‘생계형 아르바이트’가 계속 늘고있다. 심지어 돈만 많이 준다면 위험한 아르바이트조차 마다하지 않는 극단적 상황까지빚어지고 있다. 교육학·사회학·경제학 전문가들로부터 원인과 해법을 들어봤다.

생계형 알바 시대, 전문가 진단과 해법

“학교가 적정한 일자리 찾아줘야”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양극화 라는 사회 현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교육을 통해 빈부격차가 대물림된다는 진단이 많이 나왔다”며 “단순한 대물림도 문제지만 현재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대학생의 학업이나 다른 생활에도 크나큰 차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잣집 학생은 방학 기간에 해외연수 등 스펙 쌓기를 하지만 환경이 어려운 학생은 학비 마련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차이는 졸업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화려한 스펙을 쌓은 학생은 취업이 용이하지만 반대로 어려운 형편의 학생은 학업에 전념하지 못한 탓에 졸업도 늦고 취업도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도 “각자의 가정 형편에 따라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며 “양극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대학생 양극화 현상이 제때 해소되지 않으면 사회 양극화의 심화로 연동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허재준 선임연구위원 역시 “학생들이 한편은 아르바이트, 다른 한편은 어학연수, 인턴 체험 등의 스펙쌓기로 나뉘는 것은 결국 소득 격차에 따른 사회 양극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능따라 진로 선택하는 제도 필요”
어떤 대책이 있을 수 있을까.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박진 교수는 “학생들이 과도하게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것은 인적 자본 축적에 마이너스 요소이자 국가 전체로 봐도 손실”이라며 “학교에서 적정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는 국가 차원의 노력도 따라야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방식의 개혁을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권대봉 원장은 “근본적으로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현재 하나의 트랙으로만 되어 있는 학제를 각자 재능에 따라 여러 길(multi-track) 중의 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복선제 학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사-기술사-기능장 트랙을 만들고 이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비슷한 대우를 받게하겠다던 70년대 박정희 정부의 구상이 좋은 예라는 것이다.

허재준 위원은 “독일은 고교 입학 때 공부에 소질이 없는 학생은 인문계를 보내지 않고 실업계로 보낸다”며 “개인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도 좋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국가나 개인에 손실이 되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훈 교수는 “유럽처럼 대학교육을 공교육화해서 부모가 잘살든 못살든 대학교육을 원하는 사람은 최소한의 부담만 지게 하는 시스템으로 근본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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